[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제 막 연기가 재밌어지기 시작했다는 김주혁이었다. 올 한해에만 영화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드라마 ‘아르곤’ 세 편으로 대중과 만난 그는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내년에도 숨가쁘게 달릴 계획이었다. 김주혁의 갑작스러운 비보로 제작진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
촬영을 마친 영화 ‘흥부’는 조선을 배경으로 양반들의 권력다툼으로 힘들어지는 환난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변화를 꿈꾸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대작이다. 고(故) 김주혁의 연인인 이유영을 세상에 알린 ‘봄’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높은 완성도로 내년 설 개봉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던 차였다.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도 그의 유작이 됐다. 김주혁 분량은 촬영을 마쳤다.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이 함께했다. 김주혁은 중국 마약 시장 거물 하림 캐릭터를 맡아 ‘공조’ 못지않은 파격 변신을 꾀했다.
‘공조’를 함께한 김성훈 감독의 차기작 ‘창궐’에는 특별출연할 계획이었다. 김주혁은 ‘창궐’에 극중 현빈의 형 세자 이영 역으로 1회차 촬영을 마쳤다.
이 외에도 영화 ‘열대야'(김헌 감독)와 ‘짝꿍'(이지승 감독) 역시 기획 단계였다. 두 작품 모두 김주혁의 비보에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쉴 땐 무얼하냐는 질문에 “재미없겠지만,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연기 고민만 한다”라고 답하던 그였다. 차기작만 무려 다섯 편. 여전히 뜨겁던 그의 열정이 황망한 죽음을 더욱 슬프게 만든다.
한편 김주혁은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31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월 2일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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