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영화 ‘클로젯’ 리뷰
[TV리포트=김민주 인턴기자] 무섭다가 웃기고, 웃기다 무섭다. 영화 ‘클로젯’ 얘기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 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선 아빠 상원(하정우 분)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퇴마사 경훈(김남길 분)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벽장’이라는 익숙하면서도 폐쇄된 공간이 주는 공포감이 극 초반 몰입도를 높인다. 긴장감 넘치는 초반에 비해 뒷심은 다소 약하다.
그럼에도, 상원과 경훈이 쌓아올린 앙상블은 ‘클로젯’이 안긴 의외의 재미다. 생활인 냄새 풍기는 퇴마사 경훈을 연기한 김남길의 공이 컸다. 이를 능청스럽게 받아친 하정우도 제몫을 다했다.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동료 기자의 질문에 답해 봤다.
Q. 하정우와 김남길이 처음 만난 작품인데, 두 사람 호흡은 어땠어?
하정우와 김남길 호흡은 좋았다.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두 배우답게 작품 안에서 각자의 색깔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전개가 다소 지루해질 때면 김남길의 소소하지만 코믹한 대사가 웃음을 유발한다. 이를 담담히 받아치는 하정우의 연기도 두 사람의 호흡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퇴마사 경훈 캐릭터는 ‘검은사제들’, ‘사바하’, ‘사자’ 등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 속 캐릭터와 사뭇 다르다. 퇴마 의식을 앞두고 컵라면을 흡입하며 쉴새없이 떠드는 식이다. 김남길의 능글맞은 연기력이 더해져 손에 땀을 쥐는 순간 웃음을 안긴다.
Q. 예고편은 엄청 무섭던데?
초반은 확실히 무섭다. 현실성을 높인 과거 비디오, 벽장 문을 열고 튀어나오는 귀신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다. 벽장 문을 여닫는 소리, 까마귀 날아가는 소리, 바이올린 소리 등 기괴한 음향 효과도 공포를 배가한다.
하지만 벽장 너머 정체와 사연이 드러나며 공포 강도가 다소 약해진다.
Q. 영화가 던지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을까?
영화는 벽장 안에 얽힌 비밀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아동 문제에 대해 얘기한다. 아이들의 아픔과 어른들이 잘못을 깨달아 가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
아역 배우들은 인상 깊은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하정우의 대사도 울림을 안긴다.
아동 학대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의 가족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아픔과 잘못을 깨닫는 어른의 모습이 관객에게 얼마큼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칼을 쥐고 잔인하게 복수하는 아이들의 설정도 꼭 필요했는지는 물음표로 남는다.
김민주 인턴기자 minju0704@tvreport.co.kr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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