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배우 조현철이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인 자영(고아성), 유나(이솜), 보람(박혜수)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 조현철은 극 중 사소한 업무까지 말단 사원인 자영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최동수’ 대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동수’는 일이 서툴러 뭐든 수첩에 기록하는 습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사에게 혼나는 게 일상인 캐릭터다. 하나부터 열까지 말단 사원에게 물어봐야 해결되는 능력치 제로의 대졸출신 최동수 대리는 실력과 연차는 빵빵하지만 회사 내 위치는 가장 낮은 세 주인공들과 명확한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색을 한층 뚜렷하게 만든다. 조현철은 자칫 무능함만 강조될 뻔한 캐릭터를 ‘상사 눈치보기 바빠도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는 인물’로 구축해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완성해냈다. 더불어 특유의 통통 튀는 톤으로 매 등장마다 관객들을 미소 짓게 만들며 작품의 텐션을 조절했다.
많은 여성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던 1990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동수’는 다른 남성 캐릭터들과 달리 어떤 편견도 없이 여성 동료들을 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보다 연차가 높지만 직급은 낮은 자영을 언제나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따르고,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려는 여성 동료들과 같은 편에 서 작게나마 힘을 보탠다. 조현철은 때로는 철 없는 남동생처럼, 때로는 든든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연기로 ‘동수’ 그 자체가 되어 극을 풍성하게 이끌었다.
이처럼 조현철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어느 회사에나 한 명쯤은 있을법한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다시금 탄탄한 내공의 연기력을 입증했다. 앞서 영화 ‘영화로운 나날’, ‘말모이’, ‘마스터’, ‘차이나타운’, 드라마 ‘호텔 델루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아르곤’ 등 다수의 작품에서 장르불문 특색 있는 활약을 펼쳐온 조현철의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한 것. 연기뿐 아니라 연출 영역에서도 그 감각을 인정받은 ‘팔방미인’ 조현철의 행보에 많은 대중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조현철은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D.P.’에도 출연을 확정 지으며 또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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