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행록의 가장 위에 적힌 두 개 의 나무 목(木) 중 하나는 이융(李漋 연산의 이름)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10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 21회는 귀한 것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잔악무도하게 능상척결을 휘두르며 민초를 짓밟았던 수귀단의 수장이 연산(김지석 분)임이 공개돼 안방극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자복을 결심하고 궁 안에 제 발로 들어간 길동의 생각도 비로소 밝혀졌다. 길동은 조선이 강상의 법도로 병들어 가는 이유는 임금이 너무 높은 곳에 있어 까마득한 아래의 일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어두운 곳의 실체를 알기만 한다면 응당 모든 것을 바로 잡아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목숨을 걸고 연산을 만나고자 한 것.
이 푸른 꿈이 모든 비극의 원흉이었다. 연산이 길동에게 분노한 이유는 전혀 예상 밖의 것이었다. 길동이 국청에서 자신을 속였기 때문도, 상의원에 사람을 심어서도 아닌 바로, 도적 주제에 가당치도 않게 나라 걱정, 백정 걱정을 했기 때문.
이날 방송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두 인물의 생각이 모두 펼쳐지며 몰입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두 아기 장수, 모리와 길동의 격돌과 제 진심을 숨긴 채 이 모든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녹수(이하늬 분), 길현(심희섭 분)의 타는 속내, 도무지 힘을 쓰지 못하는 아기 장수 길동의 추락이 촘촘하게 엮여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은 더욱 더해질 전망이다.
폐비 윤씨의 한을 이어받아 더욱 잔악무도해질 그의 악랄함은 오늘(11일) 오후 10시 MBC ‘역적’ 22회에서 펼쳐진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MBC ‘역적’ 방송 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