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MBC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군주’)에 출연 중인 엘(김명수)이 외로운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엘은 ‘군주’에서 가짜 왕 이선 역을 맡고 있다. 세자 이선(유승호)을 도우려다가 악의 축인 편수회 대목(허준호)에게 붙잡혀 볼모가 된 것.
신분이 높아진 만큼, 비극도 거세졌다. 목숨을 담보로 대목의 꼭두각시 노릇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엘도 가면 속으로 감춰져갔다.
당초 엘이 맡은 천민 이선 캐릭터는, 자격지심은 있을지언정 강단이 있는 인물이었다. 모두가 ‘쓸데없다’고 말하는 공부를 하며 꿈을 키웠고, 양반에게도 바른 소리를 할 줄 아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가면을 쓰고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한없이 움츠러드는 작은 어깨를 표현해야 하는 것. 자신의 안위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목숨까지 위협받을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엘의 연기적인 고민도 깊어졌을 터. 호기 넘치던 청년에서, 무거운 짐에 억눌린 가짜 왕의 심리로 단번에 옮겨가야 했다. 엘은 이 과정을 온몸으로 그려냈다. 어깨는 점차 작아졌고, 떨리는 눈빛과 목소리를 냈다.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해 낸 것.
어제(7일) 방송에서는 더욱 복잡해질 심경을 예고했다. 죽은 줄 알았던 세자를 목격했고, 오랜 시간 짝사랑했던 가은(김소현)을 후궁으로 맞을 기회를 얻게 된 것.
이는 결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선은 세자를 숨기기 위해 또다시 대목에게 무릎을 꿇었으며, 대비는 왕을 몰아낼 야심으로 가은을 궁에 불러들인 것이다. 엘의 어깨가 펴질 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엘은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네 명의 주인공 중, 가장 적은 분량임에도 결코 욕심내지 않는다. 과한 연기보다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데 충실한 것.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엘. 이제는 그의 노력도 인정받을 때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MBC ‘군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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