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아이돌도 사람이다. 아이돌도 사랑한다. 아이돌도 사적인 교류를 한다. 물론 이걸 죄다 고집한다면, 아이돌은 지속하기 어렵겠지만.
아이돌 그룹 엔플라잉은 4인조로 시작해서 5인조로 확장됐다. 그러다 다시 4인조로 축소됐다. 멤버 권광진이 탈퇴한 탓이다. 권광진 본인이 직접 밝힌 사유는 명확하다. “팬분들과 사적인 교류”.
권광진은 2018년 12월 31일부로 엔플라잉 멤버도, 아이돌 그룹 멤버도 아니다. 20일 동안 SNS를 멈췄던 권광진은 12월 31일 자필 편지를 올렸다. 그룹에서 탈퇴하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그리고 반성, 후회, 사과, 축복을 줄줄이 읊었다.
권광진은 앞서 불거졌던 성추행 소문을 부정했다. 그러면서도 팬과의 열애는 에둘러 인정했다. 그리고 “팬분들과 엔플라잉 멤버들을 기만하는 언행이나 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아이돌 멤버의 열애는 그 자체가 기만이다. 그 상대가 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설마 팬과 나눈 사랑은 허락받을 수 있다고 믿은 걸까. 본인이 직접 팬들의 판타지를 실현시켜 준거니까. 그렇게 착각했다면, 다행이다. 탈퇴해서.
아이돌 문화 안에서 현실 열애는 없다. 팬들은 가상연애를 꿈꾼다. 눈앞에서 대리만족도 불가다. 그런데 권광진은 그걸 와르르 무너뜨렸다. 심지어 본인 표현대로라면, ‘팬분’이 아닌 ‘팬분들’이다. 도대체 몇 명과 만나왔다는 건지.
어쨌든 권광진은 후회하고, 반성하고, 아이돌 그룹을 이탈했다.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권광진은 완전히 다른 스탠스를 보였다. 2019년 1월 1일부터 일반인이 된 권광진은 ‘건강진’으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로 쭉 운동, 다이어트 등의 콘텐츠를 연달아 만들고 있다.
권광진은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하고, 유튜브 개인 계정에 영상을 게재했다. 남아있는 팬들에게 구독과 추천을 부탁했다. 모든 게시물에 ‘건강진’을 내세웠다. 아이돌 활동 당시부터 불렸던 ‘건강진’이라는 그 애칭을. 더 이상 아이돌은 아니지만, 아이돌 흔적은 지우지 않았다.
권광진은 자신의 과오로 실직했다. 그리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 나섰다. 이젠 아이돌 규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사적인 교류도 마음껏 할 수 있게 됐다. 건강하고 아름답고 슬기롭게!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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