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곽현화 씨, 내 잘못 맞아요. 벌 달게 받을게요.”
곽현화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 ‘전망좋은집’ 이수성 감독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앞서 곽현화는 2012년 이수성 감독의 ‘전망좋은집’에 출연했다. 당초 곽현화는 가슴 노출 장면 때문에 ‘전망좋은집’ 출연을 거절했으나, 해당 장면은 빼겠단 제작사 측의 약속을 받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해당 장면 당일 이수성 감독은 곽현화에게 “나중에 이 장면이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후회할지도 모르지 않나. 정 그렇게 부담스러우면 일단 찍고 편집본에서 빼달라면 빼주겠다”고 설득했다.
결국 곽현화는 노출 장면을 찍었고, 편집 과정에서 이수성 감독에게 “그 장면이 굳이 필요해보이지 않으니 빼달라”라고 했다. 이후 이수성 감독은 본편에서는 삭제된 곽현화 노출 장면이 포함된 감독판과 무삭제판을 만들어 IPTV를 통해 유료로 배포했다. 이수성 감독은 곽현화의 동의는커녕 배포 사실 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이에 곽현화는 2014년 4월 이수성 감독을 자신의 동의 없이 배포했다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재판부는 이수성 감독에게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문헌대로 의사 표시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노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라며 1심과 2심 모두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수성 감독 역시 곽현화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법원은 곽현화에 대해서도 무혐의 판결을 선고했다.
곽현화가 이날 공개한 이수성 감독과 녹취록에는 자신의 동의 없이 노출 장면을 배포한 것을 항의하는 곽현화에게 “미안하다. 내 잘못이다. 인정하다. 나도 바보 같다. 내가 왜 그랬을까. 무릎 꿇고 빌겠다. 내가 벌 달게 받겠다. 제작사가 시켰다”라고 사과하는 감독의 통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곽현화 법률 대리인 측은 “촬영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든 현재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면 그것은 모두 협의과정에 불과하니 출연계약서의 내용이 변경됐다고 볼 수 없다고 함”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대리인 측은 “이 사건은 비단 곽현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현장에서 촬영에 대해 감독과 구두로 협의해서는 안 되고 날인 정도로 남겨둬야 하지 않겠나라는 현실적인 권리보호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문제 제기했다.
곽현화는 “나는 영화 자체가 처음이었다.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했다. 내가 혹시나 촬영하지 않으면 감독과 영화계에 밉보이지 않을까 우려했다”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법률 대리인은 “‘왜’라는 질문은 피해자에게만 한다. 피의자에게는 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곽현화에게는 ‘어차피 빼라고 할 거면서 왜 찍었냐’라고 묻지만, 감독에게는 ‘어차피 뺄 장면을 왜 찍었나’라고 묻지 않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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