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수목드라마 1위의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의 ‘까불이 찾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SBS 새 월화 드라마 ‘VIP’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VIP’는 첫 방송부터 ‘불륜녀 찾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동백꽃 필 무렵’과 ‘VIP’는 모두 ‘로맨스 드라마’다. 여기에 누군가를 찾는 추리를 통한 미스터리를 추가하며, 복합 장르의 드라마가 됐다. ‘동백꽃 필 무렵’과 ‘VIP’의 닮았지만 다른 점을 짚어봤다.
# 까불이 VS 불륜녀 찾기
먼저 ‘동백꽃 필 무렵’의 ‘까불이’는 연쇄 살인범이다. 그동안 범죄·스릴러 작품에서 (연쇄) 살인범 찾기는 흔한 편이었다. 그러나 ‘동백꽃 필 무렵’은 로맨스 드라마이고, 그 속에서도 중요하게 쓰였다는 점이 포인트다.
무엇보다 ‘까불이’는 남녀 주인공 동백(공효진 분)과 용식(강하늘 분)을 엮어주는 역할을 했다. 경찰인 용식이는 까불이가 오랜 시간 동백을 지켜봐왔다는 것을 알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그러면서 용식이는 까불이 잡기에 열을 올렸고, 시청자도 덩달아 몰입케 했다.
반대로 ‘VIP’에서 찾는 ‘불륜녀’는 평범했던 부부를 뒤흔든 인물이다. 로맨스물에서 특정한 누군가 찾기란 그동안 있어왔지만, 불륜녀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신선하다.
영화 ‘맘마미아’를 비롯해 해외 영화에서는 ‘엄마 혹은 아빠 찾기’가 그려진 바 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의 전작 ‘백희가 돌아왔다’도 ‘아빠 찾기’ 드라마로, ‘한국판 맘마미아’로 불렸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남편 찾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여기에 이어 이제 ‘불륜녀’까지 등장하게 된 셈이다.
# 까불이 vs 불륜녀 후보
‘동백꽃 필 무렵’과 ‘VIP’의 사람 찾기가 더욱 흥미로운 점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진다는 점이다. 까불이와 불륜녀가 주인공과 가까운 사람이라는 점이 긴장감을 더한다.
먼저 ‘동백꽃 필 무렵’의 ‘까불이’는 드라마의 배경인 옹산의 사람이다. 현재 까불이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철물점 직원 흥식이(이규성 분)가 꼽히고 있다. 까멜리아에 CCTV를 단 지 하루 만에 까불이가 나타나면서, CCTV를 설치한 그가 의심을 샀다. 또한 용식이가 찾던 고양이 사료를 주는 ‘캣맘’도 흥식이었다.
혹은 흥식이의 아버지가 까불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흥식이 아버지의 얼굴이 나온 적은 없지만, 흥식이는 외출할 때 문을 잠구는 등 아버지를 숨기는 모습을 보였다. 농약 묻은 고양이 사료도 그가 만들었다는 의견이다. 또한 ‘영심이’라고 이름은 언급되지만 얼굴은 안 나온 그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VIP’에서는 박성준(이상윤 분), 나정선(장나라 분)과 같이 일하는 VIP 전담팀의 당당한 과장 이청아(이현아 역), 워킹맘 곽선영(송미나 역), 낙하산 표예진(온유리 역)이 불륜녀 후보 3인방이다.
불륜녀는 박성준에게 ‘아직 사무실이에요?’, ‘지금 가도 돼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어 이현아(이청아 분), 송미나(곽선영 분), 온유리(표예진 분) 모두 휴대전화의 문자를 보더니 회사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세 사람 중 한 명은 불륜녀고, 한 명은 목격자가 됐다. 목격자는 나정선에게 ‘당신 팀에 당신 남편 여자가 있어요’라는 익명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박성준의 불륜녀가 누구일지, 그리고 두 사람이 바람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 복합 장르 많아지는 이유
이처럼 미스터리가 가미된 복합 장르의 드라마가 하나의 트렌드처럼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자들은 추리를 하면서 드라마를 보다 보니 피곤하기는 하지만,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제는 복합 장르가 아니면 시청자가 안 보는 시대가 됐다. 단순 로맨스는 매력이 없게 된 시대이기도 하다”면서 “그동안 드라마는 너무 많이 나왔고, 시청자의 눈은 높아졌다. 시청자를 만족하게 하려면 새롭고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특히 추리를 하다 보면 드라마에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도장 깨기처럼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현실에서 못 푸는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고. 또한 추리를 하면서 실시간 톡이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다 같이 얘기하면서 드라마에 참여한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다”고 짚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KBS, SBS, ‘동백꽃 필 무렵’, ‘VIP’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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