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성민주 기자] 일명 ‘엽기토끼 사건’이라고 불리는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에 추가 목격자와 유력 용의자가 등장했다.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신정동 여성 연쇄살인사건의 새로운 목격자가 등장했다. 목격자 강 씨는 “뒤늦게 방송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내용과 너무 흡사해서 깜짝 놀랐다”며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케이블 TV를 무단으로 시청하지 못하도록 전선을 자르는 일을 했다는 제보자 강 씨는 전선을 자르러 문제의 집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는 엽기토끼 신발장은 물론, 반지하 집 거실에 널린 노끈과 포장용품을 봤다고 진술했다.
강 씨는 반지하에 사는 남자에게 “포장 관련된 일을 하셨냐”고 물었지만, 남자는 이렇다하게 대꾸하지 않았다. 또한 남자는 작업을 마친 그에게 폐전선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최면 수사 결과 전선을 달라고 말한 남자는 그 집에 산다는 다른 남자였다.
지난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살던 20대 여성 권 양이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싸여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5개월 뒤인 11월 40대 여성 이 씨가 비닐에 싸여 신정동 주택가에서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납치됐다가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탈출한 박 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고, 또다른 남자가 있었다고 제보했다.
검은색 계열의 철문, 정면의 오른쪽 반지하 방, 방바닥에 널브러진 노끈, 계단으로 통하는 구조, 어린아이가 만든 종이꽃 화분 등 강 씨와 박 씨의 사소한 기억은 상당부분 일치했다.
또한 최면 수사를 통해 기억해낸 독특한 눈화장과 립스틱 등은 1차 사건에서 피해자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신체에 이물질을 넣는 등 성 도착증 증세와 맞닿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강 씨는 신정동을 돌아다니며 당시 그 집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해당 케이블 TV사를 찾았지만 2006년 자료는 보관하고 있지 않으며, 기록에 남기지도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부산경찰서에서 의심되는 두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지난 2008년 노트북 절도로 추적 중이던 두 사람이 부천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조사 중 두 사람이 신정동 한 원룸에 침입해 또다른 여성을 간음한 혐의가 밝혀졌다.
두 사람은 각각 12년 형,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한 사람은 올해 복역을 마치며 한 사람은 지난 2018년 출소했다. 전문가는 “성범죄가 2인 1조로 같은 동네에서 활동하는 건 드문 경우”라며 두 사람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두 사람이 거주했던 고시원은 1차 피해자가 발견된 신정역과 초등학교 근방에 있었다. 또한 두 사람의 범죄 이력 공백기로 미루어볼 때 각자 출소 후 함께 범죄를 저질렀다는 추측도 가능한 부분.
먼저 출소한 배 씨를 찾아가 장 씨에 대해 묻자 그는 매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그 집에 들어서자 바닥에 널린 노끈이 눈에 띄었다.
배 씨는 장 씨와 지난 2007년 공사현장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 그는 반지하에 산 적도 없고, 이 집에 오기 전에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며, 겁이 많아 살인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끈에 대해서는 “강아지 장난감”이라고 설명했으며 “전기 일을 해서 전선을 모아 고물상에 팔기도 했고, 마대자루도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배 씨 어머니의 얘기와는 달랐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집이나 고시원에서 전선과 마대자루를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것은 알고싶다’ 측은 배 씨가 전선과 마대를 보관했던 공간이 신정동의 반지하 공간이 아닐까 질문을 던지며, 이날까지의 취재분은 서울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성민주 기자 meansyou@tvreport.co.kr /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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