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2회 방송 만에 화제의 중심에 선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그 중심에는 김희애의 열연이 있었다.
‘부부의 세계’는 완벽했던 세계가 모두의 기만과 거짓 위에 세워진 허상임을 깨닫는 순간까지 거짓과 진실이 끊임없이 맞물리며 극강의 흡입력을 선사했다. 작은 의심에서 피어나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극단의 감정들을 예리하게 풀어낸 배우들의 열연,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는 모완일 감독의 연출은 부부의 민낯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시청률은 단 2회 만에 11%(닐슨 유료가구 수도권 기준, 전국 10%)를 돌파했고, 화제성 지수에서 지상파를 포함한 드라마 1위, 비드라마를 합친 방송 종합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굿데이코퍼레이션 제공). 배우 김희애와 박해준은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지수 각각 1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김희애는 완벽한 행복을 누리다 지옥같은 배신을 맛보게 된 지선우를 치밀한 묘사로 남득시켰다. 차갑게 불행을 직시하다가도 절절한 절망에 사로잡힌 지선우의 혼란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 그의 깊은 감정선은 ‘왜 김희애여야만 했나’를 증명했다.
첫 화에서 김희애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완벽했다”던 지선우의 세계가 머리카락 한 올로 균열이 시작되고, 이태오(박해준 분)의 쫓으며 진실을 확인하려 하는, 그러나 자신의 의심마저 거짓이길 바라는 복잡한 내면을 촘촘하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완벽한 남편과 가정, 지역사회에서의 견고한 위치, 친구들의 든든한 지지까지, 지선우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모든 것들은 거짓이라는 사실을 맞닥뜨린 지선우의 처절함을 김희애의 연기가 완벽하게 납득시켰다.
여기에 더해진 여다경(한소희 분)의 당돌함, 그럼에도 쉽사리 관개를 깰 결심을 하지 못하는 지선우의 절망과 참담함, 무력감은 김희애와 만나 시청자까지 절망의 늪으로 빠뜨렸다.
용기를 내 이태오에게 내민 기회의 손, 그럼에도 이태오는 “나한테 여자는 지선우 하나 뿐”이라며 기만으로 응수했다. 뜨겁게 날뛰던 감정을 순간 냉각시킨 지선우의 면모는 김희애와 만나 냉철하기 그지없는 ‘복수’를 기대케 했다.
김희애의 열연은 원작 ‘닥터 포스터’가 방영된 BBC의 찬사까지 불러왔다. BBC 스튜디오 프로듀서 찰스 해리슨(Charles Harrison)은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지 모르겠다. 매우 인상적이고 설득력 있는 작품”이라며, “이 작품의 성공은 김희애 캐스팅에 있는 것 같다. 탁월한 연기로 자신의 세계가 거짓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닫는 한 여성의 모습을 아주 세심하게 그려내며, 최고 반전의 엔딩까지 이끌어갔다. 특히 냉담함과 따뜻함의 균형을 잡는 연기력이 압권이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부부의 세계’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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