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약 1년간 지속된 중국 연예계의 한한령의 냉기가 조금씩 풀릴 기미다. 최근 하지원이 출연한 영화 ‘맨헌트’가 출연분 편집 없이 중국에서 개봉했고,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11월 11일)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 한국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가 등장했다.
사드로 폐쇄됐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려는 시기, 부재가 특히나 아쉬운 한류 스타가 있다. 중국에서 ‘남신’으로 불리는 몇 안 되는 존재, 배우 이민호다. ‘별에서 온 그대’로 한류 시장이 급격히 붐업되기 전부터 중국을 오가며 반석 위에 집을 지은 게 이민호다.
이민호는 명실상부 드라마 한류의 견인차이자 최고의 한류 스타다. 특히 그가 두각을 나타낸 곳은 단연 중화권, 그 가운데서도 중국이다. 한국 연예인 가운데 중국 웨이보 팔로워 1위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것만 봐도, 이민호는 중국 한류에 있어 ‘전통 강자’이자 ‘절대강자’다.
이민호가 왜 ‘상징적’인 존재일까. 그의 한류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특징적인 것만 두 가지 꼽자면 ‘춘완’과 ‘웨이보’다.
‘춘완’, ‘춘제완후이’의 약자다. 일본에 ‘홍백가합전’이 있다면 중국에는 중국중앙(CC)TV ‘춘완’이 있다. 음력 설 온 가족이 모여 보는, 세대를 아우르는 특집 프로그램이다. 7억 5천만 명이 시청해 기네스북에도 올랐던 ‘춘완’, 그렇기에 아무나 설 수 없는 무대고, 더욱이 외국인에게 쉽게 문을 열지 않는 무대였다. 그걸 이민호가 최초로 깼고, 여전히 유일무이다.
2014년 1월 30일 밤, 역사적 순간이 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방영됐다. 이민호가 한국 연예인 최초로 이 무대에 올랐고, 또 ‘춘완’ 사상 처음으로 한국어로 노래를 했다. 총 42팀 중 23번째였던 이민호 출연 분량은 이날 최고 순간 시청률을 기록했다. ‘춘완’이 끝난 뒤에는 CCTV 생방송 뉴스에 출연해 마지막 팬 서비스까지 완벽하게 치렀다. 한동안 대륙 팬들은 ‘이민호 춘완’을 앓았다.
웨이보는 중국 최대 SNS 서비스다. 중국 인구의 4분의 1가량이 사용하는 서비스다. 이민호는 한국 스타 가운데 최대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26일 현재 2876만. 한국에서 데뷔해 중국에서 톱스타 반열에 오른 에프엑스 빅토리아(2559만), 엑소 레이(2715만)보다도 높은 수다.
2011년 ‘시티헌터’로 중국에서 블랙 마스크 붐을 일으킨 이민호는 그 어떤 스타들보다도 먼저 웨이보를 개설, 운영해왔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는 중국 팬들을 위해 웨이보를 이용한 소통을 7년째 지속해왔다. 이민호의 중국 인기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소 2년은 숨죽여야 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중국의 한류 콘텐츠 규제는 조금씩 풀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민호가 가진 한류 영향력의 중심은 중국이다. 중국에서 오랜 노력으로 인기와 인지도를 동시에 얻었고, 다음 타자가 걸어올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존재다. 그렇기에 이런 시기 중국 한류의 ‘상징적 존재’인 이민호의 부재가 더욱 아쉽다. 국방의 의무를 마친 이민호가 돌아와 다시 명성을 떨칠, 보다 안정적인 중국 한류 시장이 다져지길 바라본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DB, CCTV ‘춘완’,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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