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BS 2TV ‘개그콘서트’가 이번달 말 폐지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으나 폐지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7일 한 관계자는 TV리포트에 이같이 말하며 “어제 촬영 끝나고 ‘개그콘서트’ 시간대에 프로야구 중계가 3주 잡혀있어서 쉴 거라고 담당 PD가 이야기했다. 폐지라고 콕 찝어 말하진 않았으나, 분위기는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요일에서 다른 시간대로 옮길 때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토요일에서 편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금요일로 편성됐을 당시 위에선 벌써 마음이 떠난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하소연했다.
‘개그콘서트’는 매주 수요일마다 녹화한다. 여러 매체들은 오는 20일이 마지막 녹화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관계자는 “20일에서 한 주 더 녹화하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 녹화는 모두 스톱된 상태”라고 답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개그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될 경우 공연을 다시 보러올 관객들을 맞이할 새 코너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너무 힘든 상태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 전에도 다른 곳에서 제의받은 개그맨들도 있다”고 현 상황을 이야기했다.
또 “지난 1월에 KBS 신인 개그맨을 뽑기로 계획했다. 그래서 ‘개그콘서트’ 멤버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한마음으로 준비했는데 무산됐다. 이미 그때부터 조금씩 예감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개그콘서트’ 폐지가 대한민국 코미디가 없애는 일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경영진에서 판단했겠으나, 이는 코미디계를 죽이는 것이다. 이렇게 없어지면 당분간 코미디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지도 있거나 재능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개그맨들은 다른 곳에서 러브콜을 받겠으나, 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게 된다. 특히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개그맨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첫 방송 후 2000년대 중반까지 다수 코미디언 스타를 배출하는 등 스타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MBC와 SBS가 차례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했을 때도 ‘개그콘서트’는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갔다.
KBS 관계자는 “‘개그콘서트’ 종영 여부는 다음주에 최종 결정 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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