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가수 박경이 쏘아올린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판이 커질 전망이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인 SBS ‘그것이 알고 싶다’까지 이 의혹을 다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알’ 제작진은 28일 공식 SNS를 통해 “일명 ‘음반, 음원, 출판 사재기의 실태에 대해 잘 아시거나 이를 제안받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알’은 가요계는 물론 출판계까지 드리운 사재기 의혹에 대한 제보를 받아 판을 키울 작정이다.
음원 사재기 의혹은 몇 해 전부터 해결되지 않는 가요계의 고질병이었다. 의혹은 있으나, 실체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많은 가요계 관계자가 답답함을 호소해온 문제다.
이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한 주인공이 박경이다. 박경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남겼다.
실명을 노골적으로 언급한 박경의 SNS에 갑론을박이 펼쳐졌고, 논란이 되자 박경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소속사 KQ 엔터테인먼트가 나서서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에게 사과하고 해명하는 상황까지 빚었다.
그러나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은 박경 소속사 측의 해명과 별개로 박경의 언급에 의해 ‘음원 사재기 의혹’ 가수로 의심을 받게 된 상황에 분개했다.
바이브와 송하예 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지난 27일 박경과 박경 소속사 측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다른 가수들도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경 측은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서 실명을 거론해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한편으로 “음원 차트 상황에 대한 루머가 명확히 밝혀지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을 덧붙여 음원 사재기 의혹을 공론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같은 박경 측의 의지에 힘을 보태는 아티스트들도 속속 등장했다.
래퍼 마미손은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제목의 신곡을 공개했다. 이 곡에서 그는 ‘기계를 어떻게 이기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 등의 가사로 음원 사재기 의혹을 꼬집었다.
딘딘은 음원 사재기 의혹 발언을 비판하는 한 네티즌과 댓글로 설전을 벌이며 “제가 이 업계 종사자다. 내 귀로 듣고 내 눈으로 봤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가수 성시경과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드러머 김간지 등이 방송을 통해 음원 사재기의 실체가 있음을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주장했다.
음원 사재기 의혹은 지난 2015년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윤종신, 드림팩토리클럽 이승환 등 가요계에서 획을 그은 뮤지션들에 의해 한 차례 언급돼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고 흐지부지됐다.
그랬던 음원 사재기 의혹이 4년이 지나 박경이 실명까지 언급하며 가요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알’의 취재에 힘입어 현직 가수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재기의 실체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각 소속사,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 마미손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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