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이동국의 아버지가 인생의 후반전을 맞은 아들을 응원했다. 그는 아들의 은퇴 소식을 접한 순간에 대해 “손을 꼬집어봤다.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니 눈물이 나더라”고 회상했다.
29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선 라이언 킹 이동국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선수은퇴 후 인생의 후반전을 설계 중인 이동국에게 제자들은 해설위원의 길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독일과의 친선전 영상으로 해설 시뮬레이션이 펼쳐진 가운데 이동국은 편애 중계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 경기는 이동국이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던 경기다.
캐스터로 분한 신성록이 “이동국은 어떤 선수인가?”라 묻자 이동국은 “단점이 없는 선수다. 이동국이 11명이면 (상대팀은) 정말 힘들 것”이라고 자화자찬하는 것으로 제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이승기와 김동현은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우루과이 전을 중계했다. 당시 이동국은 1대1 찬스를 날리는 치명적인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해당 장면을 중계하던 김동현은 “내 아들도 저거보단 잘 차겠다”란 강한 디스로 폭소탄을 날렸다.
당사자인 이동국은 “저 골을 넣었으면 연장전에 갔을 거다. 무조건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곤 “월드컵에 갔을 때를 대비해 이런 저런 장면들을 시뮬레이션 했다. 그 많은 장면 중 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후반전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공이 구르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한국으로 귀국을 하는데 짐을 싸야 하나 이민을 가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다. 국가대표로서 책임을 져야 하니까”라며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이동국은 또 “실책 후 선수가 받는 부담감은 정말 상상도 못한다. 우리 부모님은 페널티 킥 상황이 되면 차지 말라고 하신다. 아들이 비난받지 않길 바라니까. 그래도 나는 실축 시 쏟아질 비난을 내가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내성이 많이 쌓여서다”라고 털어놨다.
이날 이동국은 절친 현영민과 박동혁을 소개, 팀 레전드 대 팀 집사부의 친선전을 진행했다.
결과는 팀 레전드의 반전 없는 승리. 이에 이승기는 “잠깐 쉬었다고 해도 레전드의 움직임을 우리가 따라갈 수 없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동국과 30년 축구 인생을 함께한 동료 후배 선수들의 영상편지가 공개된 가운데 이동국의 아버지가 대미를 장식했다.
그는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난 너의 첫 번째 팬이라는 거 알지? 파이팅”이란 영상편지로 이동국의 후반전을 응원했다.
이어 직접 카메라 앞에 선 이동국의 아버지는 아들의 은퇴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손을 꼬집어봤다. 진짜 올게 왔구나. 내가 정말 난감하더라. 곰곰이 지나온 걸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진심을 담은 편지도 준비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안쓰러운 동국아. 축구선수로 살아오느라 고생했다는 말도 부족하다. 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흘린 눈물은 진주보다 아름다웠던 것 같다. 라이언 킹이 내 아들이라 행복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장하다”란 내용이 담긴 아버지의 편지에 이동국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집사부일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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