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이혜미 기자] 지난 1999년 ‘학교1’로 막을 올린 이래 ‘학교시리즈’는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유일무이의 청춘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에서도 전작인 ‘학교2013’과 ‘학교2015-후아유’의 경우 아픈 청춘들의 방황을 밀도 있게 묘사하며 안방극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학교시리즈의 최신작인 ‘학교2017’은 어땠을까. 이번 학교는 여느 때보다 밝고 활기찼다. 성적 혹은 꿈 등 학생들의 고민을 담되 발랄한 터치로 기존의 시리즈와 맥을 달리 했다. 1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학교2017’ 첫 회에서는 웹툰작가를 꿈꾸는 소녀 은호(김세정)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첫사랑 종근(강민혁)을 만나고자 은호가 땡땡이를 감행했다. 그런데 학교를 나서기도 전에 가방에서 전단지가 쏟아졌고, 은호는 헐레벌떡 이 전단지를 주웠다. 이때 나타난 이가 바로 대휘(장동윤)였다. 아르바이트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는 은호에 대휘는 “걱정 마. 걸리면 잘 얘기해줄게”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대휘는 모의고사 1등의 우등생이다. 은호는 “네가 그렇게 말해주면 완전 좋지”라며 웃었다.
여기에 새로운 남자가 가세했다. 은호와 함께 땡땡이에 나선 태운(김정현)이 그 주인공이다. 태운은 마침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넘어진 은호를 제 뒤에 태웠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데려다줬다. 이 와중에 은호가 뒷자리에 앉아 립밤을 바르는 여유를 보이면 은호는 아연실색했다. 여기에 은호의 “왜 귀엽고 상큼해 미치겠어?”란 너스레까지 더해지자, 태운은 “가부키냐? 완전 떡칠을 해선”이라며 혀를 찼다.
그런데 둘 사이엔 금세 오해가 싹텄다. 통화 중 은호가 “교복 안 입고하면 안 돼요? 돈은 약속한 대로 주시는 거죠?”라고 물은 것이 발단. 이에 태운은 단번에 원조교제를 의심했다. 이런 와중에 은호가 첫사랑인 종근을 만나면, 태운은 그를 원조교제 상대라 오해하곤 지체 없이 주먹을 날렸다. 자초지종을 들은 뒤에는 사과를 했으니 된 거 아니냐고 툴툴거리면서도 내심 안도했다.
여기까진 학교 밖의 이야기. 학교 안은 여전히 전쟁터였다. 모의고사 성적이 복도에 붙으면서 아이들 사이에선 경쟁의식이 싹텄다.
이 중 대휘는 모의고사 1등으로 동급생 친구에게 과외를 해주고 돈을 받는 수준이나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어려운 집안 사정이 그것. 고가의 입시학원에 다니는 친구를 보며 대휘는 박탈감을 느껴야 했다. 여기에 “넌 꿈이 없어?”란 은호의 물음까지 더해지면 대휘의 고민은 고조됐다.
대휘와 반대로 태운은 이사장의 아들이나 공부에 대한 의지가 없는 소년. 이날 방송에선 대휘의 반전과 태운과의 악연, 학교를 골탕 먹이는 히어로의 존재가 쉴 새 없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주연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더해졌으나, 스프링쿨러 에피소드 등 다소 무리한 설정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사진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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