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피해자와 제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배우 조민기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자 내놓은 입장이다. ‘불특정 세력’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조민기는 ‘결백’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특히 ‘피해자도 없이 떠도는 소문’이라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의 말이 ‘나타나지 않는다’던 피해자들을 불러 모았다. 실명을 밝히며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정황을 낱낱이 폭로했다.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은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외부로 알려졌다. 익명의 게시자는 조민기가 청주대학교 제자들에게 성추행을 했고 이로 인해 교수직을 박탈 당했다고 밝혔다.
의혹에 대해 먼저 입을 연 것은 청주대 측이었다. 대외협력팀의 관계자는 TV리포트에 “조민기 교수가 성 관련 문제로 중징계를 받았다. 28일 면직 처분을 받는다”면서 “자세한 정황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 피해자들의 2차, 3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 측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았다.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다. 교수직 박탈 및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조민기 측은 “지난해 초부터 학교 내에 조민기에 대한 확인 안 된 구설이 떠돌기 시작했으나 피해자도 없이 떠도는 소문이라 깊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이후 관련 내용이 익명 신문고를 통해 대학 측에 알려지게 됐고 불특정 세력으로부터 언론에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은 조민기는 결백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 진행 여부도 생각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교수직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서도 “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에 회의감과 자책감을 느껴 바로 사표를 제출했으나 대학 측에서 진상규명 후에 수리가 가능하다고 보류하다 신문고 내용의 피해자와 제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져 현재는 사표가 수리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민기는 다시 한번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반응에 대해 청주대 측은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관계자는 이런 공식입장에 대해 “피해자가 있었다. 그런 조사를 하고 중징계를 내린 것이다”고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갔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학교 측에서는 구체적인 성추행 정황과 피해자의 신상을 알리기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조민기의 ‘루머’, ‘사실무근’ 입장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은 피해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들이 실명을 밝히며 직접 폭로하기 시작했다.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송하늘과 청주대 졸업생 김 모씨는 조민기에게 당한 성추행 정황들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오피스텔로 불러 신체 접촉과 음담패설을 한 일. 수도 없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자신들 외에도 피해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성추행 정황들과 실명을 밝힌 피해자들이 등장하자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사실무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한 조민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자가 없다”며 하소연을 한 조민기의 소속사 측은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다시 한번 입장을 정리했다.
‘죄송하다’는 사과 대신 ‘사실무근’이라고 억울함을 피력한 조민기. 이번엔 ‘심각성 인지’다. 뜨거운 논란에 비해 섣불렀던 그의 해명, 화를 키운 셈이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조민기(TV리포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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