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어느 가족'(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일본 열도를 달구고 있다.
‘어느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우연히 길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어쩌면 보통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언론은 ‘어느 가족’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연일 관련 뉴스를 쏟아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 중 최고 흥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어느 가족’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은 일본 작품으로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 이후 21년 만의 쾌거로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 같은 쾌거에 아베 신조 총리가 침묵으로 일관하자 일본의 정치권에서도 ‘어느 가족’이 화두에 오르며 문화, 정치 전반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베 총리는 국제적인 문화•스포츠 이벤트에서 자국인의 수상에 대해 축하를 전해왔고, 최근에도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자 피겨스케이팅 하뉴 유즈루,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고다이라 나오가 금메달을 땄을 때 자신의 SNS에 축하 메시지와 직접 통화를 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한 침묵과 대조를 이룬다.
아베 총리의 침묵에 대해 평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일본의 정치, 문화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인 가운데, 야당에서는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 6일 일본 현지 기자회견에서 “최근 일본 영화가 정치 사회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해외에서 지적받고 있다. 흥행을 고려하다 보니 대형 배급사조차 정치적 주제를 풀어내는 데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소신 있는 발언을 했고, 이에 우익 세력이 일제히 비난하며 우익 성향의 한 방송인은 SNS에 아베 총리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축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국가의 품격”이라고 남기기도 했다.
‘어느 가족’은 7월 26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영화 ‘어느 가족’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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