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가 오랜 시간 정상을 지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장나라는 이를 실현시키고 있다. 물론 모든 작품이 다 잘 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출연작은 대체로 ‘흥행’을 터뜨렸다.
로코부터 멜로, 스릴러까지. 장나라는 어떤 연기든 가능한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작품이라면, 믿고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 장나라의 제1의 전성기인 200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19년의 역사를 돌아봤다.
# 2002년 장나라, 제1의 전성기
‘2002년’ 하면, ‘월드컵’과 함께 ‘장나라’의 이름이 떠오를 것이다. 장나라는 2002년에 배우와 가수로 동시에 인정받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국민 여동생’ 1세대 스타에 등극하기도 했다.
장나라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씻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 장나라는 먼저 2000년부터 2002년 5월까지 방송된 MBC ‘뉴 논스톱’에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특히 장나라는 ‘어리바리’ 캐릭터로, ‘구리구리’ 양동근과 커플 호흡을 맞추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뉴논스톱’이 방영 중인 가운데 장나라는 3월부터 5월까지는 SBS ‘명랑소녀 성공기’에 출연했다. 장나라의 첫 주연작으로, 현재도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장나라는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충청도 시골 소녀 차양순 역을 맡아 재벌 2세 한기태(장혁 분)와 로맨스를 펼쳤다. 꿋꿋한 캔디 캐릭터를 맡은 장나라는 귀여운 충청도 사투리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어 장나라는 8월부터 9월까지는 MBC ‘내 사랑 팥쥐’에 출연했다. 놀이공원 알바생의 이야기가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장나라는 김래원, 김재원과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내 사랑 팥쥐’는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화제성은 높았다. OST ‘Sweet Dream’도 큰 사랑을 받았다. 노래가 대박 터지며 장나라는 그해 ‘KBS 가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제2의 전성기
장나라는 지난 2005년 KBS 2TV ‘웨딩’을 마치고 중국 활동에 집중했다. 그는 오랜 공백기를 깨고 2011년 KBS 2TV ‘동안미녀’로 컴백했다. 서른 네 살의 노처녀가 핸디캡을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로코드라마다.
‘청춘 배우’로 통하던 장나라는 어느새 30대가 돼 돌아왔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장나라는 더욱 성숙해졌고, 성공적인 안방 복귀를 했다. 장나라는 ‘동안미녀’에 이어 최다니엘과 KBS 2TV ‘학교 2013’에 따뜻한 선생님으로 또 함께 출연했다.
이어 2014년 장나라는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통해 장혁과 다시 만났다. 장나라는 장혁과 애절한 로맨스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단짠을 오가는 두 사람의 명품 연기가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모성애 연기를 보여준 장나라. 2017년 방송된 KBS 2TV ‘고백부부’로 엄마 연기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고백부부’에서 장나라는 독박육아에 지친 인물 마진주를 연기했다. 마진주는 최반도(손호준 분)와 이혼을 결심했는데, 두 사람은 스무살 청춘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나라는 ‘고백부부’를 통해 사랑 뿐만 아니라 모성애, 어머니에 대한 사랑 등의 감정을 다루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특히 장나라의 눈물 연기가 빛났다.
‘고백부부’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장나라는 지난해 SBS ‘황후의 품격’에 출연했다. 장나라는 황제 이혁(신성록 분)의 팬인 뮤지컬 배우에서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후가 되는 오써니를 연기했다.
장나라의 연기 변신이 빛났다. 황실의 추악한 면모를 알리는 복수의 화신이 된 장나라는 이전과는 결이 다른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MBC ‘미스터 백’도 최고 시청률 14.2%를 기록하며 흥행했고, KBS 2TV ‘너를 기억해’, MBC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시청률은 저조하지만 작품 자체는 호평 받았다.
# ‘VIP’로 이어가는 흥행불패
장나라는 ‘황후의 품격’에 이어 ‘VIP’로 돌아왔다. 극중 장나라는 VIP 전담팀 차장 나정선 역을 연기하고 있다.
나정선은 직장 선배이자 남편 박성준(이상윤 분)이 같은 팀 사람과 바람을 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받았다. 나정선은 박성준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불륜녀가 누구인지 찾고 있다.
장나라는 나정선의 혼란스러움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아내에서 남편에 대한 실망과 분노로 가득차며 각성한 그의 모습은 공감을 이끈다. ‘황후의 품격’ 속 연기에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다.
‘VIP’는 1회 6.8%의 시청률로 시작, 4회에서 9.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0% 진입을 앞두고 있는 것. 이로써 장나라는 ‘흥행 불패 배우’로도 등극했다. 장나라는 ‘흥행불패’라는 말에 대해 “솔직히 다 잘 된 것은 아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면서 겸손 발언을 했다.
방송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VIP’의 이정림 PD는 “장나라 씨는 진짜처럼 연기한다는 느낌이 있다. 꾸미지 않고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다. 깊은 감정, 분노, 슬픔 등을 진짜 같이 연기해서 작업하면서도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 역시 “장나라 씨는 어떤 연기를 해도 공감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장나라 씨의 동안 미모가 예전에는 단점이었다면, 지금은 장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VIP’에서도 ‘저런 애를 누가 울렸어? 배신했어?’하는 생각이 들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불륜녀가 누구인지 더 찾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장나라 씨 자체가 호감이 가는 배우다. ‘고백부부’부터 많이 성장한 느낌이 든다”면서 “로코 표정만 익숙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이 이번 ‘VIP’에서 확인됐다고 본다”고 칭찬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SBS, K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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