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경주 기자] 영화 ‘겨울왕국2’ 독과점과 관련해 왜 극장이 아닌 디즈니가 고발의 대상이 된 걸까.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측은 지난 1일, 독과점과 관련해 ‘겨울왕국2’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특히 그동안 독과점과 관련해 극장이 타깃으로 거론된 데 반해, 이번엔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타깃이 된 상황이라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측은 배급사가 갑(甲), 극장이 을(乙)이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관계자는 TV리포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월트디즈니가 갑이고 극장이 을이다. 디즈니가 영화를 주지 않으면, 극장은 망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월트디즈니가 A라는 극장에 스크린 80%를 열어달라고 했을 때, 극장이 이를 거부하면 다음부터 디즈니 영화를 주지 않게 되는 것”이라며 “이건 우리나라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외국 직배사의 경우 이런 갑을 관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영화 관계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전반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굳이 디즈니가 권력 행사를 할까 의문이다. 완전히 티가 나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동이 아닐까”라며 “요즘 같은 시장 환경에서 특정 배급사가 하나의 콘텐츠를 두고 극장과 딜을 하면서 압력을 행사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오히려 극장 쪽이 ‘겨울왕국2’ 스크린을 하나라도 더 열려고 원했으면 원했지 압력 행사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극장에서 안 걸어줄 것 같은 영화를 가지고 딜을 하는 거면 모르겠지만 오히려 누가 봐도 잘 될,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는 영화의 스크린 수 확보를 위해 무리한 권력 행사를 했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영화 관계자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웃으며 “물론 배급 관계자들이 극장과 만나 스크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스크린을 어디에 얼마를 주느냐는 100% 극장의 결정이다. 어떻게 (배급사가) 보복을 할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에 디즈니가 다음 영화를 극장에 배급하지 않으면 결국 디즈니 입장에서도 손해를 보는 일인데 자해공갈단처럼 스스로를 자해해가며 그런 일을 하겠는가”라면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퍼진 오해인지 모르겠으나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딱 잘라 말했다.
게다가 “극장은 여러 편의 영화를 어떻게 조합해야 최대한 효율적인지를 극장 스스로가 판단한다. 스크린 편성은 매출이랑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배급사 압력) 가정을 하기 힘들다”라고도 밝혔다.
때문에 배급사를 고소한 것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측이 지적한 ‘독과점 문제 해소’를 위한 길인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편성 권한은 배급사가 아닌 전적으로 극장에 있다. 때문에 배급사를 고소하는 것이 독과점을 해소하는 합리적인 방안일지는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표했다.
김경주 기자 kimrudwn@tvreport.co.kr / 사진 = ‘겨울왕국2’ 포스터 및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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