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지난주 첫 방송된 KBS2 수목 드라마 ‘맨홀’이 시청률 맨홀에 빠지고 말았다. 올해 KBS 최저 시청률이라는 불명예까지 입은 것. 그러나 시청률로만 평가하기엔 주연을 맡은 김재중의 활약이 안쓰럽다는 분위기다. 바닥을 친 ‘맨홀’에 돌파구는 있을까.
‘맨홀’은 봉필(김재중)이 28년 짝사랑인 수진(유이)의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범상치 않은 맨홀에 빨려 들어가 과거를 바꾸고 바뀐 미래를 돌려놓으면서 수진의 결혼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드라마의 큰 줄기다. 이것만 보더라도 봉필의 ‘원맨쇼’가 예상되는 바다.
‘맨홀’로 미니시리즈 첫 타이틀롤을 맡은 김재중은 죽기 살기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고등학생이 됐다가 건달이 됐다가,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홍길동도 저리 가라 할 캐릭터가 봉필이다. 드라마 제작 과정이 순탄치 않은 데다 방송 전 유이의 스캔들, 수목 드라마 후발주자라는 대진운의 불리함 속에도 감독이 “너무 재미있다”고 자신한 이유였다.
‘맨홀’은 기존의 흔한 타임슬립이 아닌 랜덤 타임슬립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차용했다. 신선하지만, 한편으론 시대와 장소가 뒤죽박죽이라 중간부터 시청하는 데는 애를 먹게 하는 장르. 3.1%(닐슨, 전국 일일 기준)인 첫 방송 시청률은 3회에 이르러 2.2%로 곤두박칠쳤다.
다행인 건, 시청률과는 별개로 ‘맨홀’ 시청자들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특히 김재중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는 칭찬이 많다. 다만 드라마가 시청층 공략에 중심을 잡지 못 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 코믹으로 수목 드라마 승기를 잡은 MBC ‘죽어야 사는 남자’, 타임슬립으로 젊은층을 공략한 SBS ‘다시 만난 세계’와 차별되는 무언가가 부족하다.
지금까진 김재중의 원맨쇼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 하고 있는 ‘맨홀’. 시청률 바닥도 쳤으니 더 이상 두려울 것도 없을 터. ‘맨홀’이 기상천외할 역전극을 써주길 기대해볼 수밖에.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KBS2 ‘맨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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