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슈츠(Suits)’ 박형식, 이제 도발까지 할 줄 안다.
KBS2 수목드라마 ‘슈츠(Suits)’(극본 김정민/연출 김진우/제작 몬스터유니온, 엔터미디어픽처스)는 두 멋진 남자의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하지만 두 남자를 따로 떼어서 생각하면 방향이 달라진다. 가짜 변호사 박형식(고연우 역) 입장에서 ‘슈츠(Suits)’는 일종의 성장드라마라 할 수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슈츠(Suits)’ 7회는 이 같은 고연우의 변화, 성장이 여러 측면에서 두드러지게 돋보인 회차였다. 제법 변호사답게 사건과 마주할 수 있게 됐고, 어느덧 진짜 변호사보다 더 사건의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며 압박해오는 적에게 끌려 다니는 대신, 거꾸로 툭툭 도발까지 하며 발톱까지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고연우는 크게 두 가지 사건과 마주했다. 하나는 어쩌면 자신의 상황과 똑같다고 할 수 있는 학력위조 사건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멘토인 최강석의 과거 사건이다. 물론 학력위조 건은 의뢰를 받아 착수한 일이고, 최강석의 과거는 고연우가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은 절묘하게 엮이며, 시청자로 하여금 고연우의 변화와 성장을 임팩트 있게 느끼게 했다.
학력위조 사건을 파헤치던 고연우는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채근식(최귀화 분)과 마주했다. 채근식은 고연우에게 “넌 가짜니까”라고 말했다. 고연우로서는 심장이 철렁할 수밖에 없는 상황. 고연우는 의연하게 치고 나갔다. 조목조목 채근식 말을 받아 치며 의심을 봉쇄했다.
고연우의 도발은 또 있었다. 과거를 걷어내지도,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는 최강석을 향해 핵심적인 직언을 한 것이다. 고연우는 천재적인 기억력을 이용해 최강석의 과거 사건을 빠짐없이 파악했고, 그가 과거 믿고 따르던 선배로부터 억울하게 증거인멸을 당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리고 망설이는 최강석을 향해 칼을 뽑아 들어야 할 때라고 기죽지 않고 되물은 것이다.
고연우는 최강석과 채근식을 향해 도발을 했다. 정체가 들통날까 끌려 다니던 초반 고연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 같은 고연우의 변화는 로펌, 특히 최강석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당장 닥친 과거 사건만 해도 고연우의 직언으로 최강석의 행동 노선이 달라질 가능성이 가득하다.
고연우처럼 특징이 뚜렷한 캐릭터는 초반 강렬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스토리와 맞물려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시청자에게 초반 캐릭터의 잔상이 길게 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 이런 의미에서 고연우는 직접 연기하는 배우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와도 같다.
박형식은 이렇게 쉽지 않은 고연우를 탁월한 캐릭터 표현력, 치밀한 분석력, 뛰어난 강약조절, 감각적이고 탄력적인 연기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단순히 ‘멋지다’가 아니라 ‘멋진데 도전적이다’, ‘멋진데 남자답다’, ‘멋진데 변화하고 성장한다’ 등 다각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고연우의 변화가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배우 박형식의 존재가 반갑고 고맙게 느껴지는 이유다.
고연우가 학력위조 사건과 마주했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이 의미심장한 전개가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 것인지, 그 안에서 배우 박형식은 또 얼마나 특별하게 뛰어 놀까. ‘슈츠’ 8회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KBS2 ‘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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