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넋 놓고 바라봤다. 판타지에 퍼즐 맞추기 하듯 짜 맞춘 탄탄한 개연성과 빠른 전개, 순탄하게 풀리면서도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 그리고 복선까지.
지난 23일 첫방송된 MBC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하 ‘365’)는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얻은 사람들이 1년 전으로 타임 슬립하면서 예상치 못한 운명과 마주하는 내용이다.
이 타임 슬립에 참가하는 이들의 라인업이 범상치 않다. 이준혁, 남지현부터 초대자인 김지수까지 면면이 화려하다.
그래서 ‘365’의 정체가 뭘까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아직 방송을 보지 않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봤다.
Q. 그동안 타임슬립, 판타지 장르가 많았는데… ‘365’는 어떤 점이 달라?
– 1, 2회만 놓고 봤을 때에는 엄청난 속도로 휘몰아쳤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스토리를 풀어썼다.
리셋이라는 설정을 로또번호와 기차사고를 예로 들면서 쉽고 간결하게 납득시켰다. 여기에 딱 1년 전 과거로 현재 기억만 안고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실한 조건을 강조했다.
그리고 온라인 제작발표회 당시 김지수가 표현했듯이 ‘쫄깃한 쫄면’ 같은 맛이 있다. 무언가 뜻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 넘치는 배경음악과 연출, 그리고 묘한 복선들이 첫방송부터 깔려 있었다. 함께 리셋에 참여했으나 갑작스럽게 사망한 박영길(전석호 분)이 그 예다.
또 2회가 끝나면서 공개된 예고편 또한 심상치 않았다.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울부짖는 신가현과 “데스노트 하는 기분”이라는 리셋 참가자의 말은 스릴러스런 분위기를 풍겼다.
Q. 악역과 로코를 탈피한 이준혁X남지현 변신, 어땠어?
– 결론부터 말하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두 배우의 새로운 면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신선했다.
그동안 지적이거나 임팩트 강한 악역으로 분했던 이준혁은 강력계 형사 지형주를 만나면서 밝고 친근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덜렁대지만 강력계 팀 동료들을 우선시하는 모습은 편안하게 다가와 호감형 그 자체였다.
특히, 리셋에 참가하게 된 원인이었던 박선호(이성욱 분)와의 브로맨스 케미는 애틋함을 더했다. 그를 지키기 위해 1년 전으로 돌아가 빈틈없이 범인을 검거하는 모습은 사이다를 안기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인기 웹툰작가 신가현으로 분한 남지현은 어딘가 모르는 우울한 표정으로 등장해 정반대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반신 마비 전으로 돌아와 행복을 찾는가 했으나, 남자친구와 절친의 바람을 목격하며 정신적 충격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불안한 심리를 표출하며 내적 갈등을 겪는 남지현의 감정선이 몰입도를 높였다.
Q. 그 외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어?
– 이신을 연기하는 김지수가 유독 신경이 쓰였다. 물론 좋은 의미다.
무표정과 감정 없는 톤으로 리세터를 안내하고 있어 그가 등장할 때마다 정체가 뭘까 호기심을 유발했다. 특히, 모든 시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말을 남겨 여러 가지를 추측하게끔 만든다.
지형주와 악연으로 엮인 범죄자 오명철(백수장 분)과 끝내 리셋 초대에 응하지 않은 임산부 소혜인(김하경 분)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첫방송 때는 짧은 분량이었으나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엮여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Q. ‘365’, MBC 월화극 부활에 견인할까?
– 양동근이 전망한 36.5%는 불가능하겠지만, 첫 방송에서 보여줬던 연출과 구성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MBC 월화극 부활에 충분히 힘을 보탤 것이다.
현재 월화에 방영중인 드라마 라인업은 치열하다. ‘아무도 모른다’를 비롯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그리고 ‘365’와 같은 날 시작한 ‘반의 반’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
이들과 비교했을 때 ‘365’의 매력을 꼽자면, 24회로 구성된 만큼 빠른 호흡으로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매력을 지녔다.
여기에 판타지 미스터리 장르에 어울리는 영상미와 조명도 인상 깊었다. 그리고 다른 리셋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지 않아 이 또한 흥미를 유발할 것이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MBC,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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