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나리카와 아야 객원기자] 영화 ‘아름다운 별’이 18일에 개봉했다. ‘종이 달’,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로 알려진 일본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이 미시마 유키오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지구인인 줄 알고 지구에서 살아가던 한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우주인임을 깨닫게 되는 이 영화는 화성인 아빠(릴리 프랭키), 수성인 아들(카메나시 카즈야), 금성인 딸(하시모토 아이), 그리고 지구인 엄마(나카지마 토모코)까지 기상천외한 가족이 지구에 보내는 메시지다.
미시마 유키오라고 하면 ‘금각사’나 ‘가면의 고백’ 등으로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이면서, 할복자살한 인물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별’은 작가 스스로 “이상한 소설”이라고 할 만큼 특이한 소설로 20대에 처음 이 소설을 읽고 반했다는 요시다 감독은 “SF이기도 하면서 순수문학이기도 하고, 그 어느 쪽도 아닌 자유로운 소설”이라고 표현했다. 요시다 감독은 “영화 감독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어떻게든 이 멋진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꿈꾸던 일이 30년 만에 실현됐다”고 말했다.
반세기보다 더 이전에 쓰인 소설의 배경은 냉전 시대. 그 당시 지구 위기는 핵무기였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지구의 위기는 환경 파괴로 인한 기상 이변으로 다소 심각한 내용으로 들리겠지만, 전체적으로 코미디에 가깝다. 그렇게 보이는 것은 화성인 아빠이자 기상 캐스터인 주인공 릴리 프랭키의 코믹 연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요시다 감독과 릴리를 만났다. 포스터에도 나오는 릴리의 그 특이한 포즈에 대해 물어봤다. 요시다 감독은 “이상한 목소리가 나오거나 손가락이 이상하게 구부러지거나 갑자기 카메라를 향해 봉을 돌리거나 항상 찍기 전에 상의했던 것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릴리는 “기억이 안 나요.”라며 “우주와 교신하는 순간이었다”고 그 만큼 역할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릴리는 이 영화의 매력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와 우주나 환경 문제 같은 큰 이야기가 공존하는 점”이라며 “지구가 이상해지건, 우주인이 지구에 있건, 가정 문제가 제일 큰 문제라는 게 재밌잖아요”라면서 “그래서 SF 영화 같으면서 결국 가족 드라마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지금 살고 있는 별은 아름다운 별이냐”고 묻는 것 같았다. 감독에게 얘기했더니 돌아온 답은 “아름답죠.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핵무기는 더 위험해지고, 그 당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환경 파괴가 삶을 위협할 만큼 심각해진 지구. 내게는 별로 아름답지 않은 것 같은데 내 마음이 아름답지 않은 것일까?
영화 후반에 도쿄의 반짝이는 네온 사인이 나온다. 그 장면에 대해 감독은 “그런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이 손 대지 않은 자연도 아름답지만 환경을 파괴하면서 만든 인공적인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릴리는 “엔딩크레딧까지 별은 한번도 안 나온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 인공적인 네온이야 말로 아름다운 별의 상징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리카와 아야 객원기자(동국대 대학원생, 전 아사히신문 문화부 기자) aya@tvreport.co.kr 사진=영화 ‘아름다운 별’ 포스터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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