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정유미가 ‘라이브’에서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11일 오후 8시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라이브(Live)’ 2회에서 한정오(정유미)는 꿈꿔왔던 경찰의 삶과는 너무 다른 상황들에 갈등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모든 것을 참고 견뎌낸 정오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지구대 발령을 받았지만, 폼 나는 사건 해결은커녕 온갖 굳은 일만 도맡아 해야 하는 현실에 또 한 번 좌절하고 말았다.
정유미는 몰입도 높은 섬세한 연기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 시대 청춘들의 자화상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혹독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정유미는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른 채 버스에 몸을 싣고 “아무 짓도 하지 마라.”는 말을 되뇌며 애써 현실을 외면 할 수 밖에 없었다. 정유미는 진압 현장에서 날아오는 계란에 맞아도, 동료가 쓰러져도 그저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 서서히 지쳐가는 정오의 심경을 감정이 메말라 버린 듯한 무표정으로 표현해냈다. 국립경찰가를 힘차게 부르는 것과 달리 반복된 일상에 처음의 긴장과 떨림마저 사라진 듯 무감각진 그녀의 눈빛은 팍팍한 현실에 지쳐버린 청춘들의 단면을 보는 듯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사 없이도 섬세하게 캐릭터의 감정을 온몸으로 전달하는 정유미의 연기에 빠져든 한 회였다. 정유미는 총장실을 불법 점거한 대학생들과의 대치상황에서 눈빛, 표정, 몸짓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냈다. 정유미는 대학생들의 농성 모습을 눈으로 바라보며 얼굴 가득 수심에 차 올랐고 이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부당한 명령에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가 원망스럽지만 애써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까라면 까.”라고 말하며 두렵지만 악으로 깡으로 버텨보는 그녀의 모습은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결심한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물고 학생들을 하나씩 끌어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발갛게 달아오른 정유미의 눈동자는 시청자들을 극 속으로 끌어당기며 몰입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속에서 러블리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정유미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의 변신 또한 기대감을 높인다. 거침 없는 언어 구사는 기본이고 그토록 염원하던 지구대 발령 첫 날 바짝 얼어 붙은 모습에선 기대와 긴장감이 한껏 묻어난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주취자들을 상대하고 청소만 하는 현실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폼 나는 강력사건을 꿈꾸는 정유미는 열정 충만한 신입경찰 그 자체였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정유미가 사람 냄새 나는 진짜 경찰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만든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N ‘라이브’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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