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술 때문에 어린 여자와 하룻밤 실수로..”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 영화제작 전원사 제작)가 1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이날 언론시사회는 기자회견 없이 영화 상영만 진행됐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돼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영화 수입사에서 부정직하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만희(김민희)와 폴라로이드 사진을 통해 세상을 천천히 응시하는 고등학교 음악 교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가 칸에서 교감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홍상수 감독의 20번째 장편영화다. 김민희가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2년 전 칸영화제 경쟁부문을 찾았을 당시 칸 일대에서 촬영됐다.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단골 소재인 오해, 술, 질투, 욕망, 사랑, 순수에 대해 말한다. 영화 수입사 직원인 만희는 칸영화제 출장 도중, 대표 양혜(장미희)로부터 “부정직하다”라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해고당한다. 만희는 수입사와 협업 관계에 이는 영화 감독 완수(정진영)과 술에 취해 하룻밤을 보낸 사이. 양혜는 완수를 사랑했고 질투심에 만희를 해고했다.
남자친구를 몇 달 전 하늘로 떠내보낸 클레어는 다정한 만희와 교감을 나누며 칸 일대를 차분히 걷는다. 대부분 대사를 제법 안정적인 영어 연기로 소화한 김민희는 최근작 가운데서 가장 밝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예민하지만 살갑고 야무진 모습으로 이제발 위페르와 시간을 보낸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불륜 관계에 대한 세상의 편견, 그로 인해 빚어지는 고통을 자신들의 작품 안에 투영했다. 전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는 그 고통을 처연하고 쓸쓸하게 다뤘다면, ‘클레어의 카메라’에서는 한층 유쾌한 모습으로 담아냈다.
“내가 한 실수의 90% 이상은 술 때문이야”, “술 때문에 어린 여자와 하룻밤 실수로..”라는 완수의 고백은 의미심장하다. “저 그만두고 싫었어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잘했어야지”라는 만희의 대사도 대중과 멀어진 스크린 밖 김민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한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해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국내 언론시사회에서 불륜 관계를 공식 인정한 두 사람은 이후 1년 넘게 국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후에도 영화 ‘풀잎들’과 또 다른 신작을 함께 작업하며 활발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아내 A씨와 여전히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 홍상수 측 변호인은 감독과 김민희가 여전히 잘 만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하며 최근 불거진 두 사람의 결별설을 불식시켰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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