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배우 김혜자가 데뷔 후 첫 출연한 관찰 예능을 통해 명언을 쏟아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N ‘모던 패밀리’에 출연한 김혜자는 박원숙과 반백년 우정을 보여주며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모던 패밀리’ 제작진은 방송 당시 회자됐던 김혜자의 어록을 정리했다.
# “등가교환의 법칙, 이런 외로움도 없으면 어떻게 배우를 하나”
남해 독일인 마을로 이동하던 도중 “언니(김혜자)는 배우들 중에서도 결이 달랐어”라는 박원숙의 말에 김혜자는 “나보고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그러더라. 등가교환의 법칙 알지? 무언가 얻고자 한다면 대가를 치르는 것이 인생이잖아. 난 누가 외롭지 않냐 물으면, ‘이런 외로움도 없으면 어떻게 배우를 하냐’고 하고 싶어”라고 답했다.
58년 연기 외길 인생을 걸어오면서 많은 인간관계보다 작품에만 집중해온 그의 연기 열정과 집념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아내로 엄마로 빵점이기에, 배우로서는 1등 아니면 안 됐다”
독일인 마을에서 맥주를 마시던 중, 박원숙은 “언니는 연기를 위해 사는 사람 같았다. 이러나 저러나 김혜자인데(대충 좀 해도 되는데)”라고 말했다. 이에 김혜자는 “난 아내로서 엄마로서 빵점이니까, 이거(연기)는 꼭 잘해야 했어. 1등 아니면 안 되잖아. 그거밖에 한 게 없는데…”라고 털어놨다.
‘국민엄마’로 칭송받았지만 정작 본인 가정에서는 빵점이었다고 고백한 그의 솔직함이 찡하게 다가왔던 순간이었다.
# “봉준호 감독? 추억을 주는 사람이야”
영화 ‘마더’로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에 대해 박원숙이 궁금해 하자, 김혜자는 ‘마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봉 감독한테 (연기 때문에) 야단도 맞았다. 자기가 하려는 건 꼭 하고야 만다. 추억을 많이 주는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자칫 연기력 지적에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프로페셔널한 봉준호 감독의 자세를 인정한 김혜자의 인품이 빛났던 순간이었다.
# “천국이란 장소보다, ‘천국은 네 마음에 있어’란 말이 더 좋아”
방송 말미 박원숙은 “가을에 온천 가는 거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김혜자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며 “그 전에 죽을 수도 있고, 가기 싫을 수도 있다. 이젠 죽음이 멀리 있는 거 같지 않다”고 고백했다. 이어 “천국이란 장소, 그런 것보다는 ‘천국은 네 마음에 있어’란 말이 훨씬 좋다”는 김혜자의 내레이션이 담긴 예고편이 등장했다.
인생의 황혼에서 김혜자가 느끼는 감정과 깨달음이 무엇일지 기대감이 증폭되는 엔딩이었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MBN ‘모던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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