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안녕하세요. 인턴 면접 보러 온 한도경입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국회의원실에 방문한 장면에서 옛날 연습생 시절이 떠올랐다”
배우 김동준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한 카페에서 TV리포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JTBC ‘보좌관’ 중 가장 공감을 많이 한 장면을 꼽았다.
‘보좌관’에서 김동준은 송희섭(김갑수) 국회의원실 인턴이자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을 오랫동안 동경해온 한도경 역을 맡았다. 한도경은 어리버리한 사회 초년생 면모를 보이지만, 좋은 세상으로 바꾸고 싶은 목표 하에 조금씩 성장하는 인물이다.
김동준이 이 장면을 언급한 이유는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하기 전, 연습생으로 처음 소속사에 들어갔을 당시 자신의 모습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었다.
“고향 부산을 떠나 첫 사회생활이 햇병아리 연습생 시절”이라고 밝힌 그는 “국회의원실에 처음 들어선 한도경이 했던 첫 인사가 마치 연습생 신분으로 소속사를 방문했던 첫 날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도경이처럼 항상 긴장했고, 자주 실수해서 혼난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과거를 거울삼아 ‘보좌관’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김동준. 그러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인턴은 그에게 조금 낯선 단어였다. 그래서 김동준이 생각해 낸 방법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인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김동준은 “현재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그래서 다짜고짜 전화해 어떤 복장으로 출근하는 지 사진 찍어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하는 지 하나도 빠지지 않고 기록해두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팁들 중에서 김동준의 친구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필수 팁이 있다고 인터뷰 자리에서 공개했다. 김동준은 “만나는 사람마다 깍듯하게 인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무조건 ‘죄송합니다’부터 말하라고 알려줬다. 이걸 연기로 반영했더니 많은 분들이 ‘내 이야기 같다’, ‘괜히 내가 땀이 났다’고 공감해주더라”고 밝혔다.
인턴 이외 김동준에게 생소하게 다가온 요소가 하나 더 있었다. ‘보좌관’ 주요무대인 국회다. “‘보좌관’에 참여하기 전까지 정치에 대해 잘 몰랐고,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정치드라마가 매우 낯설었다”고 고백한 김동준은 “곽정환 PD님이 법안 및 국회 구조에 대해 느낀 점을 레포트로 제출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하셨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동준은 “실제로 사전조사 당시 방문한 국희의원실 두 곳에 도움을 요청했다. 보좌관, 비서 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본 내용을 토대로 작성해 정확하게 일주일 뒤에 (PD님께) 제출했다”며 “레포트를 작성하는 동안, 법안 하나가 상정하는 데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국희의원실을 다니는 동안, 김동준은 ‘보좌관’을 향한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반응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정치 드라마의 주인공 대부분은 국회의원이었고, 보좌관 직업군은 나오지 않거나 거의 비중이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보좌관’ 같은 작품이 제발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실제 국회 보좌관들은 ‘보좌관’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에 김동준은 “최근 그 분들과 통화하면서 시청 소감을 물어보았다. ‘현실과 똑같이 잘 구현했다’고 칭찬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나 또한 매우 기뻤다”고 웃으며 말했다.
‘보좌관’이 끝난 후, 김동준은 “선배 배우들과 PD님을 비롯한 모든 제작진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겸손하게 공을 돌렸다. 그 중 김동준이 가장 고마움을 표시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이정재다.
“한도경이 장태준을 동경하듯이, 이정재 선배를 오랫동안 좋아해왔다. ‘모래시계’ 빼고 다 챙겨봤다”고 밝힌 김동준은 “매우 신기했다. 영화 한 편을 눈앞에서 보는 기분이었다. 너무 떨려서 촬영 중반까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다”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이정재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김동준은 “한도경과 장태준의 관계쳐럼, 옆에서 많이 보고 배웠다”고 답했다. 특히, 회식자리에서 건넨 이정재의 조언을 지금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혹시 나 때문에 불편하거나 부담감을 느낀다면, 전혀 신경쓰지 말고 네 마음껏 연기를 펼쳐’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욱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가능했다”
지난 2010년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후, ‘보좌관’까지 워커홀릭처럼 휴식 없이 일만 했다고 스스로 밝힌 김동준. 그의 다음 행보는 역시 ‘보좌관’ 시즌 2 촬영이다. 때마침 인터뷰 자리에서 시즌 2가 오는 11월에 정규편성됐다는 소식까지 전해 들었다.
그렇다면, ‘보좌관’ 시즌 2에서 한도경은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아직 대본이 다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김동준은 “한도경다웠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선배님들도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가지고 있는 목적이 뚜렷하고,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지만 흐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메이저나인, 스튜디오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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