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될성부를 잎이다. 탕준상, 이름부터 강렬한 이 배우는 단 몇 작품만으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7년의 밤’, ‘생일’, ‘나랏말싸미’까지. 정확한 발성, 단단한 눈빛은 어떤 캐릭터를 맡든 존재감을 발산했다.
올해 나이 16세. 오랜만에 연기 잘하는 10대 배우가 등장했다. 아직은 낯선 얼굴이지만 잠재력만큼은 무궁무진한 탕준상. 그에 대해 살펴보자.
# “뮤지컬 신동”…’빌리 엘리어트’→’레 미제라블’까지
탕준상은 끼를 발견한 할머니의 제안으로 연기 학원을 다니며 연기, 노래, 춤을 익혔다.
이 넘치는 끼는 무대에서 터졌다. 탕준상은 7살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스몰보이로 데뷔했다.
당시 탕준상은 뮤지컬 속 어린이 캐스팅 1순위였다. 뮤지컬 ‘엘리자벳’, ‘서편제’, ‘킹키부츠’, ‘모차르트!’, ‘레 미제라블’ 등 굵직한 무대 위에 올라 팬들 사이에서 주목받았다.
# 뮤지컬 내공을 스크린으로..’오빠생각’
뮤지컬 무대에서 쌓은 내공은 스크린에서도 여전했다. 탕준상은 영화 ‘오빠생각’으로 스크린 데뷔, 주인공 동구와 대립각을 형성하는 합창단원 춘식을 연기했다.
한때 친구였지만 전쟁으로 갈등이 깊어진 동구와 춘식이 노래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오빠생각’의 명장면 중 하나다. 갈등을 노래로 해소하는 쉽지 않은 연기를 오랜 내공으로 소화했다.
‘오빠생각’으로 영화 관계자의 눈에 든 탕준상은 영화 ‘영주’로 분량을 늘려갔다. ‘영주’에서 탕준상은 어른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찬 아이 영인 자체였다. 특히, 누나 영주(김향기)와 주고받은 케미스트리는 현실 남매 그 이상이었다.
# “저 친구 누구야”…’7년의 밤’, ‘생일’
영화 ‘7년의 밤’도 빼놓을 수 없다. 극 중 고경표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탕준상은 고경표 특유의 눈빛을 그대로 표현했다. 아버지를 향한 사랑이 원망과 분노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밀도 있게 연기해 몰입도를 높였다.
영화 ‘생일’에서도 분량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보였다. 우상 같았던 동네 형을 세월호 참사로 잃은 우진을 과하지 않은 연기로 그려냈다. 형을 기억하며 울고, 웃고, 가슴 아파하는 장면은 관객을 오열하게 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TV리포트에 “탕준상은 이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친구였다. 탄탄한 기본기와 섬세한 생활연기가 두루 가능한 눈에 띄는 배우”라고 평했다.
# ‘나랏말싸미’ 결코 잊을 수 없는 존재감
영화 ‘나랏말싸미’를 본 관객이라면 탕준상을 잊을 수 없다.
탕준상은 ‘나랏말싸미’에서 신미(박해일)의 제자 학조를 맡았다. 학조는 뛰어난 암기력과 언어능력으로 한글 창조에 기여하는 인물.
탕준상은 비상한 두뇌의 학조 캐릭터를 위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파스파 문자까지 소화했다. 그가 속사포처럼 산스크리트어를 쏟아내는 장면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젊은 피 수혈이 시급한 영화계에 탕준상의 등장은 반갑다. 뮤지컬과 영화를 오갈 수 있는, 제2의 조승우로 불리기에 아깝지 않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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