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무섭고 신선하다. 영화 ‘암전’, 기대 이상의 완성도였다.
‘암전’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암전’은 ‘귀신이 찍었다’고 불리며 상영금지된 영화 ‘암전’의 실체를 찾아 나서는 공포영화 감독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손익분기점 35만 명으로 큰 규모의 영화는 아니다 보니 치열한 여름 극장가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꽤 괜찮은 완성도, 꽤 탄탄한 영화였다. 충무로 대세 진선규와 차분한 연기력의 서예지가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러한 반응에 공포영화 마니아 선배 기자의 질문이 쏟아졌다. 다음은 시사회 끝나자마자 솔직히 답해본 ‘암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Q. 일단, 많이 무서워?
무섭다. 그렇다고 무작정 깜짝 놀라게 하는 식의 공포는 아니다.
영화 속 영화로 등장하는 ‘암전’은 극중 대사처럼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때문에 현실감 넘치는 모습은 공포감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마치 영화 ‘링’ 속 저주의 비디오가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져 더 무서웠던 것처럼 말이다.
비주얼도 충격적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 고개를 갸우뚱할 만큼 잔혹하다. 전작인 ‘도살자’에서 고어물 장기를 보여줬던 김진원 감독은 ‘암전’에서 작정하고 고어 호러를 펼쳤다.
폐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잔상도 짙다. 감독이 언급한 ‘사일런트 힐’처럼,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를 스릴이 86분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잔뜩 긴장하게 한다.
Q. 서예지-진선규 연기는 어땠어?
‘암전’을 더 무섭게 만든 이유다. 두 배우의 연기가 정말 리얼했다. 두 사람은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을 사실감 넘치게 표현했다.
특히 서예지는 후반부 미묘한 연기 톤 조절로 별 것 아닌 장면에서도 보는 이들을 서늘하게 만든다.
흔히 공포영화에서는 겁에 질리거나 비명을 지르는 등의 틀에 박힌 연기를 하기 마련. 하지만 서예지는 꽤나 섬세한 연기로 연기 포텐을 터트렸다. 울며 소리지르기보다 능동적으로 맞서는 캐릭터도 서예지의 연기와 맞물려 더욱 돋보인다.
Q. 사전 시사회에서 5점 만점에 추천도 4.5점을 받았다며. 공포영화 잘 못 보는 사람한테도 추천할 만 해?
반 반이다.
잔인하고 놀랄만한 장면이 있긴 하지만 ‘암전’은 전체적인 정서가 무섭다. 관객에 따라서는 특정 장면보다 분위기 자체에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주인공 미정(서예지 분)이 ‘암전’의 실체를 파헤치는 초반부 과정은 공포영화라기보다 서스펜스 스릴러 같다. 덕분에 관객도 덩달아 ‘암전’의 정체가 궁금해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공포영화는 잘 못 봐도, 장르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암전’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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