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시즌 1에 이어 시즌 2 또한 성공적이었다. 지난달 25일 최고시청률 2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SBS ‘낭만닥터 김사부 2′(이하 ‘김사부2’) 이야기다.
2개의 시즌을 거쳐오면서 드라마의 중심축을 맡은 한석규를 필두로 출연배우 한 명 한 명 존재감이 상당했다. 그중 김사부(한석규 분)의 수제자이자 진정한 의사로 성장한 서우진 역의 안효섭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극 중 안효섭이 맡은 서우진은 GS(외과) 펠로우 2년차로 과거 가족 동반자살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아픔을 가진 생계형 의사다. 안효섭은 서우진의 어두운 서사와 감정묘사를 섬세하게 살려내 ‘믿고 보는 배우’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가진 종영 인터뷰에서 안효섭은 이같은 평가에 “제 주변 모든 분들이 만들어 주신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부담이 많았다. 시즌 1에서 함께 했던 제작진 분들과 돌담병원 식구들은 그대로인데, 일부 인물만 바뀌는 것이기에 비교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불안감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5개월 간 ‘김사부2’에 매달렸던 그는 “촬영이 들어가면서부터 감독님이나 선배님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자신감도 불어넣어주셨다. 그래서 잘 이끌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김사부는 저한테 길잡이 같은 존재다. 제 자신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줬고, 삶의 낭만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해 줬다”며 “남들이 아니라고 말할 때 ‘예’라고 답하는 정의감 있는 캐릭터였다. 요즘 같은 세상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 “끊임없이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김사부2’는 안효섭의 첫 메디컬 장르 작품이었다. 의사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전문지식 쌓기부터 틈틈이 실 꿰매고 자르는 방법을 터득하는 등 노력의 연속이었다.
안효섭은 반년 가까이 서우진으로 분하면서 의사라는 직업, 그리고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여러 가지 생각할 지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하는 장면에서 더미(모형)를 사용하는 걸 알고 있음에도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들어 올리는 신에서도 생명을 향한 존중과 경외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또 ‘김사부2’ 후반부를 장식한 여운영(김홍파 분) 원장의 존엄사 에피소드가 놀라웠다고 이야기했다. 안효섭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느냐인데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이것만큼은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여원장님의 결정과 이를 보고 눈물을 펑펑 쏟는 박은탁(김민재 분) 모두 이해됐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안효섭은 ‘김사부2’ 배우들 사이에서 가장 열띤 토론이 벌어진 장면을 하나 소개했다. 8회에 등장한 무기수 환자의 장기기증 에피소드.
그는 “현장에서 찍는 와중에도 배우들끼리 ‘기증해야 한다’, ‘안 된다’로 갈렸다”며 “서우진처럼 저 스스로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가며 연기에 임했다. 가족을 생각하면 할 수 없겠지만, 결국 생명에 대한 존중이 우선시 됐다”고 이야기했다.
# 안효섭이 말하는 돌담병원 사람들
서우진이 돌담병원 사람들을 자기 식구들을 느꼈듯이, 안효섭 또한 ‘김사부2’에 참여했던 배우들과 제작진이 가족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래서 동료배우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물어봤다.
안효섭은 한석규와의 만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선배님이 낚시하고 온 듯한 복장으로 참석하셨다. 그런데도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며 “대화를 나눠보니 자유분방하셨다. 항상 후배들을 기다려 주고, 주눅들지 않게 감싸준다. 자신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대충 연기하지 않는다. 최고의 선배님”이라고 극찬했다.
극 중 러브라인을 형성한 차은재 역의 이성경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안효섭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좋은 누나다. 그러나 제 스타일이 서우진처럼 벽이 있다 보니 친해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스신 장면에서 감독님들이 작정하고 찍으셨다. 댓글 또한 ‘선을 넘는 순간’이라고 반응하더라”며 웃었다.
그리고 돌담병원 원장 박민국 역의 김주헌의 반전 매력 또한 소개됐다. 그는 “연기할 때와 평소 모습이 정반대다. 연기할 때는 눈빛이 달라지면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러나 카메라 밖에서는 순둥이다. 챙겨 주고 싶은 형”이라고 이야기했다.
안효섭이 ‘김사부2’로 오랜만에 만난 인연도 있었다. 2년 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삼촌 조카로 호흡맞췄던 양세종이었다. 그는 “그때는 애지중지하고 사랑하던 관계였는데, 여기선 스파크가 튀는 신들이 많아서 촬영 전부터 설레고 기대됐다. (세종이 형을) 현장에서 만나자마자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래서 새로운 추억이 쌓인 것 같다”고 밝혔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