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현재 ‘트로트 홍수’인 국내 예능에서 더 이상 트로트로 보여줄 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경력 도합 220년 레전드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무대와 입담이 ‘트롯신이 떴다’만의 큰 매력이었다.
지난 4일 첫방송된 ‘트롯신이 떴다’에서는 베트남 호치민 시계탑에서 버스킹을 펼치는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장윤정, 진성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들의 무대에 베트남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고 열광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 방송을 보지 못한 동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봤다.
Q. 요즘 트로트를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트롯신이 떴다’만의 차별성이 있어?
A. 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트로트 가수들이 낯선 땅 길거리서 즉석 버스킹을 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언뜻 보기엔 버스킹으로 현지 청중들에게 검증받는 콘셉트는 JTBC ‘비긴어게인’ 시리즈를 연상케 하지만, 오로지 가수들이 자신들의 한국 곡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 때문에 경력 도합 220년이 된 레전드들도 베트남 사람들 앞에선 데뷔를 앞둔 신인 가수처럼 떨었다.
첫 주자로 나선 설운도의 베트남어 인사에 썰렁한 반응이 나오자 트벤져스들의 근심이 늘어가는 장면은 어느 서바이벌 예능 못지않은 긴장감을 선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객들을 고려한 트벤져스들의 선곡이 빛을 보면서 이들의 관록은 베트남에서도 통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Q. 남진, 김연자부터 설운도, 진성, 주현미, 장윤정이 한꺼번에 나오는데, 어땠어?
A. 노래뿐만 아니라 입담도 베테랑급이었다. 그래서 트벤져스의 토크만 따로 보고 싶을 정도였다.
이날 방송에서 웃음의 포문을 열었던 인물은 경력 55년 큰형님 남진이었다.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첫 만남에서 그는 특유의 느긋한 말투와 재치 넘치는 유머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리고 서열정리로 티격태격하는 설운도와 김연자, 그리고 주현미의 관계도 ‘트롯신이 떴다’의 또 다른 웃음포인트. 특히, 58년생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직접 민증까지 꺼내든 설운도와 눈이 안 보인다고 견제하는 김연자의 티키타카 케미는 웃음을 유발했다.
Q. 다음 편을 챙겨볼 의향은 있어?
A. 다음 편을 꼭 보고 싶다. 다음주 방송에서 베트남전 참전 후 반세기만에 베트남 땅을 밟은 남진의 무대가 나오기 때문이다. 영상 말미에 열띤 환호가 쏟아졌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그리고 다음 버스킹에서 트벤져스들이 어떤 무대를 선보일까 미리 예측해보는 재미를 준다. 첫 무대에서 ‘초혼’을 불러 눈물을 보였던 장윤정이 신나는 히트곡을 선보일지, 김연자의 ‘아모르파티’가 베트남에서도 통할지 기대가 된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SBS, ‘트롯신이 떴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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