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축구선수 이동국은 비운의 스트라이커가 아닌 최고의 긍정남이었다. 많은 고난과 시련이 그에게 긍정의 기운을 줬다.
17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축구선수 이동국, 끝나지 않은 슈팅’ 편이 공개됐다. 다섯 아이의 아버지이기 전 최고령 현역 축구선수의 삶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이동국은 “‘은퇴는 언제 할 거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내겐 ‘언제 죽으실 거예요?’라는 질문과 비슷한 것 같다”며 “경기력이 안 되면 (은퇴)하는 거다. 힘이 부친다는 생각이 들면 시즌 중이라도 은퇴하고 축구화를 벗을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선수 활동 의지를 드러냈다.
이동국과 함께 전북 축구팀에서 뛰고 있는 후배 선수들도 이동국의 은퇴를 ‘아직’이라며 입을 모았다. “잠을 주무시면 10~12시간이다. 그래서 별명이 베이비다” “선수에겐 회복이 중요한데 음식도 잘 드시고 잠도 잘 자는 게 (이동국의) 회복 비결이 아닐까” “많은 분이 이제 동국이 형의 은퇴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그런 생각(은퇴) 하실 필요없을 정도로 지금 관리를 잘하고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 주신다”라고.
그런가 하면 이동국에겐 잊지 못할 아픔의 기억이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호에 선발되지 못했던 것. 이동국은 “큰 충격이었다. 축구를 하게 되면서 반전이 된 계기는 아마 2002년 월드컵 전과 후라고 생각한다”라고 당시의 기억을 꺼냈다.
그는 “히딩크 감독님은 저한테 너무 고마운 사람이다. (히딩크 호에 선발되지 않았을) 당시 정말 미웠고 현실을 부정했고, 내가 없는 2002년 월드컵은 소용없다는 생각으로 외면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약간 창피하다”라고 말했다.
당시의 충격이 약이 된 것. 그러나 월드컵과의 악연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되풀이됐다. 십자인대 파열로 본선 무대에 못 나간 것. 한국 축구 역사상 오랫동안 기억될 스트라이커 이동국이지만, 월드컵에선 비운의 스트라이크였다.
그러나 수많은 슬럼프와 시련은 이동국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저절로 눈물이 흐르던 고통의 시간을 꺼내며 좌절의 순간 “긍정적으로 바뀐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최악의 불행한 상황이 와도 이겨낼 힘이 생기더라”라고 긍정적인 미소를 보였다.
이동국은 같은 시간 일어나서 식사하고 훈련한 뒤 같은 시간 자는 습관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들 거라고 믿는 이동국. 그의 꾸준한 노력와 긍정 마인드는 흐뭇함을 안겼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