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지난 30일 KBS 2TV ‘어서와’의 막이 내렸다.
이 드라마는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와 강아지 같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 로맨스 물이다.
평균 1%대의 저조한 시청률에도 ‘어서와’는 조기종영 없이 16회 완주를 해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기적 같은 해피엔딩으로 여운도 남겼다.
아직 방송을 보지 못한 동료기자들의 물음에 답해봤다.
Q. 수난 가득 ‘어서와’, 마무리는 어땠어?
A. 시청률은 새드엔딩이었지만 전개는 해피엔딩으로 잘 끝났어. 이날 솔아(신예은 분)는 홍조(김명수 분)가 인간으로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음을 알고 불안에 빠졌어. 회사도 그만두고 홍조의 곁에서 고양이처럼 잠만 자기에 이른 거야.
반대로 홍조는 인간의 시간이 정해져있는 만큼 운명은 거부할 수 없는 거라며 모든 걸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솔아의 눈물엔 “인간이 아니라 미안해”라는 인사를 남기고 이별을 고했지. 그렇게 인간 홍조는 사라지고 고양이 홍조가 솔아의 곁에 남아 그와 함께했어.
그로부터 2년 후, 홍조는 여전히 고양이의 모습이었지만 솔아는 희망을 놓지 않았어. 그 염원이 통한 듯 다시 인간이 된 홍조와 재회하며 벅찬 해피엔딩을 이뤘어.
Q. 충격의 성적표… 김명수·신예은 연기는 괜찮았어?
A. 흠잡을 데 없이 좋았어. 먼저 김명수에 대해 말해보자면 그가 연기한 홍조는 인간 남자로 변신한 고양이잖아.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임에도 김명수는 능청스런 매력으로 어색함 없이 홍조를 소화해냈어.
전작 ‘단 하나의 사랑’에서도 김명수는 천사를 연기한 적이 있지. 그때도 지금도 김명수의 호연은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줄이는데 탁월한 역할을 했어.
웹드라마 여신으로 사랑 받았던 신예은도 작품의 성공과는 별개로 영역확장에 성공했어. 신예은의 TV드라마 출연은 tvN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 이후 더 번째인데 이 정도면 기존 이미지를 벗고 무사히 안착해도 평가해도 되겠더라고. 신예은이 연기한 솔아는 ‘강아지 같은 여인’이란 설명이 붙은 인물이야. 신예은 아니면 누가 소화했겠어.
Q. ‘어서와’ 충격의 실패, 이유가 뭐야?
A. 결국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거지. 3.6%의 시청률로 막을 올린 이래 ‘어서와’의 시청률은 쭉 하강곡선을 그리다 마지노선이던 1%의 벽까지 무너지며 KBS 최저 시청률 기록을 갱신하기에 이르렀어.
장르의 다양화와 웹드라마의 활성화로 소재의 벽이 무너졌다지만 그럼에도 10대 취향의 판타지와 공중파 사이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존재했던 거지.
‘어서와’는 철저히 1020세대, 그것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야. 주 시청 층이 고정돼 있는 만큼 위험요소를 안고 시작한 셈이지. 결국 ‘어서와’는 시청 층 확장에 실패하고 쓸쓸한 퇴장을 맞았어.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어서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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