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우리 결혼할래요?”
지난 13일 첫 방송된 tvN ‘오 마이 베이비’에선 이상(고준 분)을 향한 하리(장나라 분)의 프러포즈가 그려졌다.
하리는 미모와 스펙을 두루 갖춘 골드미스이나 그의 오랜 꿈은 바로 엄마. 불혹을 앞두고 사실상 불임 판정을 받은 그는 절망감에 몸부림치다 악연 이상에 우발적 청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방송을 보지 못한 동료기자들의 물음에 답해봤다.
Q. 장나라의 갑작스런 프러포즈, 이해됐어?
A. 당황스럽긴 했지만 하리의 오랜 꿈이 엄마였다는 점에서 수긍은 됐어. 하리는 육아잡지의 편집대행으로 승승장구 중이지만 일에 집중하다보니 자연히 결혼의 꿈은 멀어지게 됐지. 어느덧 중매업체에선 재혼남을 소개하기에 이르렀고 말이야.
그럼에도 하리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했는데 바로 그 시기에 만난 남자가 이상이었어. 하리는 첫 만남부터 이상에게 호감을 느꼈으나 이상의 반응은 냉정하다 못해 밉살스러웠지. 하리의 호감을 호르몬 변화로 인한 욕망이라 하지 않나 외로우면 개를 키우라고 하지 않나, 혹독한 막말을 퍼부은 거야. 자연히 하리 안에 이상은 미친놈으로 남았고.
문제는 생리통으로 고통 받던 하리가 자궁내막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며 난소 문제로 자연임신 확률이 7%에 불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 결국 하리의 프러포즈는 좌절과 절망 속에 행해진 것이었어.
Q. 고준X장나라, ‘오 마이 베이비’로 터닝 포인트 맞을까?
A. 충분히. 고준에게도 장나라에게도 ‘오 마이 베이비’는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야.
JTBC ‘미스티’에서 SBS ‘열혈사제’에 이르기까지, 고준은 치명적인 매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연기해왔지. 다소 묵직한 터치의 전작들과 달리 ‘오 마이 베이비’는 공감 로코를 표방한 작품으로 자연히 고준의 연기에도 변화가 있었어. 여유로운 어른 남자의 매력을 물씬 풍기며 여심 사냥의 채비를 마친 거야.
자타공인 로코퀸 장나라도 주 종목으로 돌아왔어. 그간 장나라의 필모그래피는 KBS 2TV ‘고백부부’ SBS ‘황후의 품격’ ‘VIP’ 등으로 채워졌는데 캐릭터가 아닌 연기력이 주가 되는 작품들이었지. 본 무대로 돌아온 장나라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 같았어.
Q. ‘오 마이 베이비’, tvN 수목극 수난사 끊을까?
A. 글쎄. 박보검 송혜교를 내세웠던 ‘남자친구’ 이후 tvN 수목극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채야. ‘진심이 닿다’에서 ‘메모리스트’에 이르기까지. 지난 2년간 5% 시청률을 넘긴 작품이 전무할 정도니 말 다했지.
그렇다고 화제성 높은 마니아 드라마가 있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야. ‘머니게임’ 정도가 작품성을 인정받았을 뿐 대부분의 작품들이 무관심 속에 조용히 막을 내려야 했어.
‘오 마이 베이비’는 시청률 강자 장나라는 원톱 주연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tvN 수목극 수난사를 끊을 기대작으로 평가 받았지. 다만 3040을 타깃으로 한 로코란 장르적 한계는 분명히 존재해. 이 작품이 tvN 수목극을 오랜 부진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 볼 일이야.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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