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현민 기자] 트로트의 흥행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관심을 받게 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과한 욕심으로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 ‘뽕숭아학당’을 론칭하며 동시간대 방영중인 SBS ‘트롯신이 떴다’와 출연자 겹치기 논란에 휘말리게 된 것. “업계의 오랜 관행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두 프로그램에는 방송인 붐이 겹치기 출연한다. 붐과 더불어 트로트가수 설운도, 김연자, 주현미, 장윤정 등도 겹치기 출연자로 거론됐으나, 주요 출연자가 아닌 단발성 출연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외곽으로 다소 밀려난 분위기다.
문제는 트로트를 주축으로 한 두 예능 프로에서 붐이 차지하는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점에서 생긴다. TV조선의 입장처럼 “콘셉트 자체가 아예 다르다”라고 밀어내기엔 불편한 지점이 존재한다. 해당 시간대 후발주자인 만큼 편성에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이유다.
금번 잡음은 ‘미스터 트롯’을 성공시키고, 해당 출연자를 중심으로 또 다른 예능으로 확장시켜 관심을 거듭 연결시킨 TV조선으로서도 확실한 마이너스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도 자신들이 출연한 신규 예능이 겹치기 편성 논란에 휩싸여 방영되는 부담을 떠안았다. 이 역시도 결과적으로 마이너스다.
동시간대의 다른 채널에 동일한 인물이 출연하는 것의 폐해는 고스란히 시청자가 떠안게 된다. 채널 선택권의 축소다. 어쩌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번 일을 묵인하고 넘어가게 된다면, 언젠가 동시간대 모든 채널에 똑같은 얼굴이 출연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TV조선은 이미 채널 주도권을 잡았다. 신규 예능 편성에 이렇게 지상파까지 나서 공식적이고 적극적으로 볼멘소리를 내뱉는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방증한다. 부러 작정한 편성이 아니라면, TV조선이 보여주는 작금의 행보와 대처는 변화된 상황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 아쉽고 안타깝다.
박현민 기자 gato@tvreport.co.kr / 사진=TV조선,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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