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홍지수 기자] 13년 전 원더걸스로 ‘텔미’ 열풍의 중심에 있던 유빈이 소속사 대표로 발돋움했다. 아티스트와 대표, 두 직업을 갖게 된 그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회사 식구까지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입장이 부여됐다. 그럼에도 유빈은 오히려 인터뷰 내내 여유 넘치고 행복해 보였다.
유빈은 지난 20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서 올해 목표를 묻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회사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것과 제가 스스로 행복하는 것”이라면서 “즐기면서 하는 게 최고더라”고 답했다.
유빈이 본 가수로서의 유빈, 대표로서의 유빈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유빈은 다 똑같았다. 유빈은 “분야만 다를 뿐이다. 유빈이라는 사람 안에서 다양한 제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똑같이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 ‘넵넵’을 쓰는 직장인이 된 2000년대 히트 가수
유빈은 21일 오후 6시 새 싱글 ‘넵넵’을 발매를 앞두고 “제 자신을 녹여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제 상황을 잘 담고 싶었다”며 “요즘 퇴근하게 된 기쁨을 누비고 있다. (대표가 된 후) 직장인이 됐다. 직장인으로서 가지게 된 공감대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요즘 회사에서 ‘넵넵’을 많이 쓴다는 유빈은 “직원들도 ‘넵’을 많이 쓴다. (웃음) 단톡방에 ‘넵’이 없으면 이상한 느낌”이라며 “예전에 ‘넹’이나 ‘네’ 그리고 ‘오키’를 썼다면 대표로 홀로서기한 후 ‘넵’을 많이 쓰게 됐다. 단호해 보이고, 의지가 있어 보이는 단어다”고 덧붙였다.
유빈은 요즘 빠져 있는 것은 ‘자유와 해방감’이다. 유빈은 “(소속사에 있을 때와는) 다르다”며 “소속돼 있을 때랑 내 것 할 때의 자유는 다르다. 대표가 된 후 자유에 따르는 책임감이 생겼지만 재밌다. 새로운 걸 배우고 시도하고, 여러 가지 알아가는 자체가 즐겁다. 현재 행복하다”고 말했다.
# 홀로서기를 하게 된 계기
유빈이 홀로서기를 하게 된 본격적인 계기는 뭐였을까. 유빈은 “JYP엔터테인먼트에 13년 정도 있었다. 계속 안존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유빈은 “좋은 회사에서 좋은 케어를 받았다.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일을 계속해 왔다. 워낙 잘 해주고,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 다른 환경에 저를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런 고민에 대한 결정은 거침없었다. 그는 “다른 회사에 갈까하는 고민도 했다”며 “그보다는 ‘도전해보자’ ‘새로운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일을 저질렀다. 제가 (회사를) 차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눈 뜨고 보니 명함을 만들고 있더라”고 회상했다.
유빈의 ‘넵넵’ 가사 부분 가운데 ‘THX JYP but free now / 참 편했지 뭐 / 꿀 빨았지 뭐 / 건강한 유기농 집밥 / 내 입맛엔 msg가 (ye 더 야미 야미야 미안)’라는 부분이 나온다. 유빈은 이에 대해 “이제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가사다. 유기농 집밥이 맛있고 덕분에 건강해진 나는 이렇게 잘 홀로서기를 할 수 있었다고 표현하고 싶었다”라면서 “‘넵넵’은 절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은 헌정곡이다”고 덧붙였다.
# 원더걸스는 언제든 웰컴
소속사 대표가 된 이후 부쩍 멤버들에게 연락을 하게 됐다는 유빈은 “원래 제가 연락을 잘 안 하는 편이다”며 “멤버들에게 연락을 자주 해서 놀래키고 있다. ‘언니가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빈은 “예전부터 멤버들한테 ‘소소하고 재밌게 우리끼리 해보는 게 어때?’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대표가 되고 나서 그때 그 기억을 떠올렸다. 원더걸스 멤버들은 언제든지 웰컴”이라며 웃었다.
유빈은 같은 그룹인 원더걸스 출신 가수 선미 또는 핫펠트와의 컬래버레이션 계획이 있는가는 질문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빈은 “기회 있으면 너무 좋겠다. 재밌을 것 같다. 한 번도 원더걸스 유닛을 해본 적이 없어서 욕심이 난다. 노래를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다”며 “서로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지금 당장은 개인의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나중에 시간이 흐르다 보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유빈이 세운 소속사 르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원더걸스 출신 혜림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지금은 혜림이가 우선순위다. 혜림이 나오는 MBC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거다’ 본방사수에 잠 잘 틈이 없다. 그래도 즐겁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유빈은 “장르 불문 가수, 코미디언, 배우, 인플루언서 등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재밌게 일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서로에게 더 좋은 영향과 시너지를 느끼고 싶다. 테두리를 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흘러가는 대로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나 자신’이 우선순위가 된 삶
짧은 시간 만난 유빈은 호불호가 없는, 모든 것에 가능성을 두는 사람이었다. 그는 원더걸스 활동 당시 순위와 기대에 부응하는 것밖에 몰랐다고 털어놨다.
“당시 다른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어렸기도 했다. 아티스트와 대표 일을 같이 겸업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됐다. 그때와 달리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 지금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다른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구나를 알게 됐다. ‘내가 즐거워야 다른 분도 즐겁다고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제가 스스로 즐기려고 한다”
유빈의 ‘넵넵’이 담긴 네 번째 싱글 앨범은 21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홍지수 기자 jsfire120@tvreport.co.kr / 사진=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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