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크으- 소리 나는 계절’
애주가들의 겨울감성은 ‘뜨끈한 국물’이 아닐까? 날씨가 쌀쌀해지면 선술집을 많이 찾는데 소소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올해는 그것도 틀린 것 같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문화가 발전했다. 집에서 마시는 홈술, 혼자 마시는 혼술은 꽤나 유행이었지만 이들을 위한 안주는 코로나 이후 눈에 띄게 발전했다. 그 중에서도 에디터 BANGDI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주는 오오야 스지어묵탕. 먹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선술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지어묵탕의 맛이 있다. 집에서는 낼 수 없는 이 맛을 집에서 느낄 수 있다니 이거 대박인데? (제품은 리뷰용으로 제공받았습니다)
스지어묵탕 밀키트 자체가 특별한건 아니다. 이미 그 전에도 많았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오야 스지어묵탕을 선택한 이유는 국물에 있다. 오오야 스지어묵탕은 선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제품이다. 심지어 국물 베이스인 쯔유도 직접 만든다. 꽤나 국물에 진심이신 것 같다. 그렇다면 얼마나 선술집의 맛이 담겨있을까?
들어있는 재료들만 넣고 끓이면 되는데 별 다른 과정이 없어 간편했다. 국물이 끓으면서 올라오는 어묵탕 향이 선술집 분위기를 만들었다. 어묵탕 국물을 먹어보니 이제까지 먹어봤던 스지어묵탕의 맛과 확실한 차이가 느껴졌다. 쯔유맛이 굉장히 진한데 그러다보니 국물이 굉장히 묵직하게 느껴졌다. 물에 쯔유를 넣은 맛이 아니라 쯔유 자체가 베이스가 된 국물같았다. 간도 짜지 않고 적당해 국물만 떠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그리고 스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역시 한우는 옳았다. 질긴감 전혀 없이 쫀득한 식감이 좋았다. 누린내도 전혀 없어 스지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끓일 때 너무 많이 끓이면 질겨져요)
한참을 먹다보니 ‘아 맞다! 주인공은 어묵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국물과 스지에 묻혀 채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묵묵히 본연의 맛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지금 씹고 있는게 어묵이었네’
쫄깃하고 탱탱한 어묵의 식감이 스지와 잘 어울렸다. 청양고추가 들어간 어묵이 묵직한 국물을 개운하게 잡아주는데 뜨끈한게~ 얼큰하니~ 취향저격 당할 사람이 여럿일 것 같다.
오오야 스지어묵탕은 1인분씩 포장돼있다. 고로 혼술도 가능하단 얘기. 선술집 감성과 맛이 그대로 담겨있으니 혼술도 분위기 있을 것 같다.추워지는 날씨에 선술집 감성이 그리워진다면 진하고 깊은 오오야 스지어묵탕으로 만끽해보길.
에디터 BANGDI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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