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조나단, 다니엘, 알베르토가 특별한 한국 여행을 떠났다.
18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미국 출신 조나단이 다니엘, 알베르토와 철원 평화 여행을 떠났다.
이날 조나단은 “한국 전쟁에 대해 배워보기 위해 평화 투어를 결정했다. 할아버지가 한국 전쟁 참전 용사다. 19~20살에 전쟁을 치렀고 현재 93세”라고 설명했다. 조나단 조부는 영상 통화를 통해 “한국 사람들은 참 친절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에 직접 와보고 싶지만 고령으로 쉽지 않은 일. 이에 조나단은 비무장지대(DMZ) 경험자인 국제관계학 석사 출신 다니엘과 한국 생활의 롤모델이라는 알베르토와 함께 직접 철원으로 향했다.
세 사람은 먼저 백마고지 전적지에 방문했다. 이곳은 1952년 10월 6일 한국 전쟁 사장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열흘간 22만개의 포탄이 떨어지고 7번이나 주인이 바뀐 장소. 위령비에 새겨진 전사한 장병들의 이름을 본 다니엘은 “숫자로 들었을 때와 이름을 직접 보면 무게가 다르게 와닿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너무나도 차분한 철원의 풍경. 조나단은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전쟁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나니 우울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평화로운 모습에 안도하고 성취감을 느낄 것 같다. 한국의 평화와 번영에 일조한 느낌일테니”라고 말했다. 그는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본 할아버지가 정말 감동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노동당사로 향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총알 자국과 미국 탱크가 올라갔던 자국이 남아있는 계단을 보며 조나단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있는 것이 잊지 못할 일이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다니엘은 노동당사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1994) 뮤비 촬영지였다고 설명했다. 장도연이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아는지?” 묻자 조나단은 “모른다. 처음본다”고 답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세 사람은 이국식 라비올리(만두) 전골 파는 식당에서 색다른 맛을 경험했다. 겉절이와 묵은지가 들어가는 만두 에 대한 평가는 그저 감탄이었고, 도경완과 장도연 또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조나단이 고사리를 먹으려고 하자 다니엘은 “고사리 활력에 안 좋다더라”고 귀띔했다. 조나단이 고사리를 조용히 내려놓자 이를 본 도경완은 “저는 고사리 엄청 먹었는데 아이 둘 낳고 잘 산다”면서 “보통 먹는 삶은 고사리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활력에 관심이 많은 다니엘은 부추를 챙겨 먹는다고.
식사 중 이들은 북한 여행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 미국인은 못가지만 이탈리아와 독일 출신인 알베르토와 다니엘은 갈 수 있는 곳. “북한 여행에 호기심은 있지만 논문에 북한을 비판했다”는 다니엘의 말에 알베르토는 “감옥 갈수도 있겠다”면서 “나는 가고 싶지만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에 도경완은 “평화 통일 됐을 때 가면 된다”고 말했다.
식사 후 이들은 군장점에 들렸다. 여자 아이돌 사진이 진열되어 있는 걸 보고 장도연은 “도경완 씨, 관물대에 장윤정 씨 사진 붙여놨었냐?”고 물었다. 이에 도경완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천장에 매달려있다. 굳이 붙일 필요 없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선사했다.
세 사람은 깔깔이를 구매하며 조나단, 알베, 김다니엘로 이름을 새겼다. 재봉틀 장인의 오버로크 스킬에 다니엘은 “한해동안 본 것 중에 가장 신기했다”며 감탄했다. 조나단 또한 “컴퓨터로 하는 줄 알았는데 1분만에 손으로 하셨다”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들은 민간인 출입 통제선을 넘어 비무장지대(DMZ)로 향헀다. 곡창지대인 철원에 출퇴근하며 여전히 농사짓는 주민들. 평화로움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공간을 지나 세 사람은 1950년에 멈춘 기차역 ‘월정리역’에 도착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문구로 유명한 이곳에서 다니엘은 1990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기 전 느꼈던 같은 아픔을 공유하며 “국가 차원에서의 통일도 중요하지만 가족끼리 못 만난다는 게 슬프다. 서독-동독 사람들이 헤어지던 기차역을 ‘눈물의 궁전’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이에 도경완은 “하루 아침에 통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루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평화 전망대에서 대형 창문을 통해 북한을 내려다본 이들은 가깝지만 갈 수 없어 더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세 사람의 평화 투어가 끝난 후 장도연은 “많이 깨닫고 반성하게 된다. 아픈 역사를 마주하니 가슴이 뜨거워졌다”면서 “조나단 할아버지께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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