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윤희 기자] 배우 조한선이 알콜릭부터 애틋한 부부애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1’의 단막 ‘기억의 해각’은 알콜릭(‘알콜중독’의 다른 말)이던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던 아내가 도리어 알콜릭이 되어 치유되지 못한 상처 속을 헤매다 미지의 소년을 만나 남편에 대한 사랑, 그 지독한 감정과 이별하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조한선은 극 중 알콜릭이 된 아내 은수(문근영 분)를 보살피는 남편 정석영 역을 맡았다.
기타리스트가 꿈이었던 석영은 팀이 해체되고 현실에 치이면서 원치 않게 꿈을 잃게 되었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과 고통을 잊기 위해 매일 술을 마시다 결국 알코올중독자가 된 석영. 자신을 보살피는 임신한 아내에게 모진 말을 하는가 하면 죽는다고 나이프를 휘두르다 그를 다치게 한 뒤 아이까지 유산시켰다. 여기에 더해진 조한선의 텅 빈 눈빛과 목소리는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했다.
이후 알콜릭이 된 은수를 보살피는 석영의 모습은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자신을 위해 망가진 은수를 차마 저버릴 수 없는 석영의 마음이 화면 밖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자신이 했던 것처럼 원망하고 모진 말 하는 아내를 보며 포기하고 싶다가도 묵묵히 그를 지키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극 후반부로 갈수록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며 반전을 선사했다. 석영과 미숙(이진희 분)의 관계를 알게 된 은수. 이에 석영은 자신도 남자가 있다며 떠난다는 그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차마 잡지 못하고 몰래 은수를 뒤쫓아 간 석영은 충격적 장면에 무너지고 말았다. 바로 은수가 말한 남자가 꿈 많던 본인의 젊은 시절이었던 것. 자신의 찬란했던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아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복잡해하는 인물의 심정을 절절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이처럼 조한선은 자신 때문에 망가져버린 아내를 보는 괴로움, 꿈을 포기하게 되면서 알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인물의 간절함까지. 극변하는 캐릭터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오랜 기간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력은 인물의 서사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바 조한선의 재발견이라는 평이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KBS 드라마 스페셜 2021’의 ‘기억의 해각’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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