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우리들의 블루스’ 배우들의 연기 명장면이 눈 돌릴 틈 없이 쏟아진다.
14명 주연의 옴니버스 작품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우리네 시고 달고 떫고 쓴 인생 이야기를 그리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주변 어딘가에 살고 있을 법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공감을 자아내고, 이를 그려내는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열연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이에 드라마 속 연기 명장면을 정리해봤다.
▶ 차승원X이정은 ‘한수와 은희’
#. 차승원의 서글픈 혼잣말, 바닷물 보다 짠내 나는 연기
자신의 가장 빛났던 청춘 시절을 떠올리며 바닷물로 뛰어든 최한수(차승원 분)의 장면이다. 어린 최한수의 패기 넘치는 모습과 비교되는 지친 중년 최한수의 모습,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 정은희(이정은 분)에게 돈을 빌리고 싶은데 미안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그의 혼잣말이 여운을 남겼다. ‘기러기 아빠’ 최한수를 바닷물보다 더 짠내 나게 그린 차승원의 인생 연기가 화제를 모았다.
#. 첫사랑에게 상처받은 이정은의 눈물 “평생 친구를 잃었어”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정은희는 고등학교 자퇴 후 생선장수가 됐고, 돈은 많이 벌었지만 가슴 한 켠에 청춘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었다.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추억 속 첫사랑 최한수가 제 감정을 이용했다고 생각한 정은희는 “너 날 친구로 보긴 했어? 오늘 난 평생 친구를 잃었어”라며 울었다. 가슴을 울리는 이정은의 눈물 연기가 빛난 장면이었다. 상처받은 정은희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낸 이정은의 눈물, 차승원과의 연기 합이 몰입감을 고조시켰다.
▶ 박지환X최영준 ‘인권과 호식’
#. 자식 때문에 속 끓는 아버지 최영준의 가슴 치는 열연
제 마음대로 안 되는 자식 때문에 속 끓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는 공감을 자아냈다. 방호식(최영준 분)은 딸 방영주(노윤서 분)가 학교를 다니며 아이를 낳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에 주저앉았다. 애지중지 키운 딸에게 차마 손을 대지 못하고, 방호식은 제 가슴을 치고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으며 “아방(아버지)은 너 힘든 거 싫어”라고 애원했다. 속상하고 답답한 아버지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한 최영준의 열연이 시청자들을 눈물 나게 했다.
#. 자식 앞 무너진 아버지 박지환의 울음 “이 아방이 창피해?”
정인권(박지환 분)은 건달 짓을 하다가 어머니를 잃고 아내와 이혼한 후, 자식에게만큼은 창피하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돼지 피 냄새를 맡으며 순대를 팔고, 몸이 아파도 장사를 나갔다. 그런 아버지가 창피하다는 아들 정현(배현성 분)의 한 마디는 비수가 돼 꽂혔다. “넌 내게 자랑이었어. 근데 이 아방이 창피해?”라며 우는 정인권의 모습이 TV 앞 부모들을 울게 했다. 자식 앞 무너진 아버지를 그려낸 박지환의 감정 연기가 부모들의 공감을 형성하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 이병헌X신민아 ‘동석과 선아’
# 트럭만물상 이병헌, N차 시청 유발 제주 사투리 열연
이병헌은 여러 섬들을 떠돌아다니는 트럭만물상 이동석의 모습을 실감 나는 제주 사투리 생활 연기로 그려냈다. 다른 상인에게 물건을 샀다며 할머니들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장면은 SNS에서 N차 시청을 유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병헌은 생소한 제주 사투리로 이뤄진 긴 대사도 자연스럽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자신이 주인공인 에피소드가 아닌 장면에서도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낸 이병헌이 향후 펼쳐질 ‘동석과 선아’, ‘옥동과 동석’ 에피소드, 자신의 무대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 제주 바닷가에 선 신민아, 우울증 표현한 슬픔 연기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슬픔에 잠기는 민선아의 모습은 신민아의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극 중 민선아는 우울증으로 삶의 전부인 아들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채 제주로 내려온 인물. 신민아는 온몸이 물에 잠긴 듯하고, 앞이 깜깜해지는 민선아의 우울감, 고립감을 보는 이들 마저 가슴 아프게 그려냈다. 툭 떨어지는 눈물,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이입을 이끌어낸 신민아의 연기가 돋보였다. ‘동석과 선아’ 에피소드를 강렬하게 연 민선아의 등장이 그녀가 우울증을 앓게 된 사연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남기며, 향후 이야기에 관심을 주목시켰다.
이처럼 ‘우리들의 블루스’ 속 배우들의 연기는 드라마를 봐야만 하는 강력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아직 8회만 방송됐을 뿐인데 쏟아진 연기 명장면에 앞으로 또 어떤 배우가 어떤 연기로 감동을 전할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tvN ‘우리들의 블루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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