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도대체 어디까지 척을 진 것이고, 얼마나 반목하고 있는 것일까? 김호영의 말 한 마디에 그간 업계가 쉬쉬해온 내홍이 세상에 드러났다.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이젠 옥장판”이라는 김호영의 SNS 글이 시작이었다. 팬들은 ‘옥장판’이 옥주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인맥 캐스팅’이라는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곧 8월 공연 예정인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으로 뮤지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엘리자벳’의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엘리자벳 역은 옥주현이 가져갔고, 옥주현과 함께 더블캐스팅된 배우 이지혜는 옥주현과 같은 소속사이며, 옥주현과 매우 절친한 사이라는 점이 논란이 됐다. 그간 ‘엘리자벳’ 공연 때마다 흥행을 이끈 김소현, 조정은, 신영숙 등이 캐스팅 목록에서 빠져 팬들은 의아했다.
옥주현은 ‘엘리자벳’ 캐스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 혼나야죠”라는 글을 올린 후인 20일, 김호영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호영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고 고소를 진행한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도, ‘옥장판’이 옥주현을 의미한 것인지에 대한 확답은 하지 않았다.
사태는 점입가경이다. 신영숙, 정선아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옥주현의 인스타그램을 언팔로우했고, 뮤지컬 1세대 선배들이 작금의 사태를 통탄하며 공식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23일 최정원, 남경주, 박칼린 감독이 올린 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는 문구다.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알 만한 문장이다.
1세대 뮤지컬 스타들의 입장문은 김소현, 정선아, 최재림, 신영숙, 조권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자신의 SNS 계정에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며 동참의 뜻을 밝혔고, 차지연은 없던 SNS 계정까지 새롭게 만들어 이 글을 게재, 뜻을 함께했다.
방관은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뮤지컬계는 김호영의 표현대로 ‘아사리판’이 나고 있었다. 방관하지 않았기에 아사리판은 세상에 드러났다. 인맥 캐스팅, 편 가르기가 뮤지컬계를 어떻게 썩게 했는지는 배우와 스태프들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고, 그 ‘아사리판’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될 관객을 위해 이제 화해와 자정의 시간을 가질 차례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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