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오은영 박사가 처음으로 ‘이혼’을 언급했다.
11일 오후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돈 때문에 갈등을 겪는 결혼 13년차 박용희(51)-김유정(44) ‘비공개 부부’가 출연했다.
부부 등장에 앞서 출연진들은 ‘결혼 후 돈 관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응수는 “평생 비자금 꼬불쳐 본 적 없다. 왜 아내를 속이면서까지 비자금을 만드냐.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고, 하하는 “저도 그렇다 비자금 너무 이상하다”면서 “아내가 번 돈, 내가 번 돈 따로 관리한다. 생활비는 내가 준다”고 말했다.
이날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아내는 “남편이 9년째 월급이 200만 원이라고 하더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벽지회사 연구팀 팀장 재직 중인 남편은 급여 명세서를 보여달라는 아내의 요청을 회피하고, 생활비를 요구해도 “돈이 없다”는 말만 했다.
현재 이들 부부의 가계 운영 상황은 아내가 대부분의 생활비를 담당하고 있었다. 남편은 아이들의 교육비 정도 지출 중이었다. 돈 문제와 더불어 남편의 무심한 태도까지 더해 아내는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 특히 아내가 부정맥으로 병원에서 긴급 치료를 받고 온 후에도 남편은 “괜찮냐?”는 말 한마디를 건네지 않았다. 오히려 초1 막내 아들이 엄마 건강을 걱정하고 곁에서 손을 잡아주며 위로했다.
출연진들은 남편이 사생활을 즐기며 돈을 썼는지 의문을 드러내지만, 남편은 “술 담배 모임 즐기지 않는다. 전체회식 외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부부는 서로의 수입을 알고 있어야 가정의 미래를 의논할 수 있다. 의논이 안 되면 신뢰에 타격을 받는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아픈 아내에게 무심했던 남편은 “아내의 아프다는 말에 만성화가 됐다. 무감각해 진 것 같다”고 밝혀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남편은 아이들 사인펜 하나 사는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했고, 산지 13년이 넘어 교체 시기가 된 김치냉장고 등 전자가전 쇼핑에서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은 자기 경제 사정만 생각하며 반사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인 것.
폭발한 아내는 “아이들 나 혼자 키우냐”면서 생활비도 주지 않고, 양육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남편의 태도를 지적했다. 부족한 생활비를 채우기 위해 투잡 제안도 했지만 꼼짝 않는 남편. 결국 아내는 “당신 만나서 나는 무슨 죄냐. 결혼해서 일을 쉬어 본 적이 없다. 둘째 출산 때 잠시 쉰 게 전부”라며 “40세 전부터 젊은 사장 밑에서 욕먹고 식당에서 설거지 하고 편의점 알바도 했다. 나는 불쌍하지도 않냐?”며 눈물을 보였다.
이런 부부의 모습에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딸은 귀를 막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다가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남편은 “자기 생각 안 하는게 아니다. 자기가 혼자서 잘하니까 신경을 안 쓰는 건 사실”이라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내는 “계속 이런 모습이면 당신과 같이 살고 싶지 않다”며 이혼할 의사를 드러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이 최소한 먹고 편안하게 잘지내고 기본적인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부모의 기본 역할”이라고 강조하며 “교육비가 부족해서 수입을 늘리고 싶은 건 욕심이 아니다. 삶의 동기다. 아빠 가장 남편으로서 적극적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남편은 “아내가 헤어지자고 할까봐 얘기를 못하고 있었다”면서 제작진에게 경제적 문제를 털어놨다. 전세 사기로 1억 500만원을 날리고, 처가 본가 부모에게 돈을 빌려 대출 껴서 현재 전셋집을 겨우 구했다고. 여러 은행에서 대출 상환, 이자 문자가 쏟아졌고, 신용카드로 긁은 생활비를 매꾸기 위해 카드를 돌려 막으면서 카드값까지 불어나 감당이 힘든 상황이 된 것.
게다가 아내 몰래 회사에서 가불을 받아 월급 실수령액도 줄어든 상태.아내에게 처음으로 빚, 대출, 가불 사실을 공개한 남편은 마지막으로 급여 명세서까지 오픈했다. 남편의 사연을 듣던 소유진과 하하는 눈물을 보였지만, 모든 걸 알게 된 아내는 “급여는 말했던 것보다 많이 받는다. 하지만 속인 것에 대해 현재는 섭섭함도 없고 관심도 없다”면서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과거 주식을 하던 남편이 가족 한달 생활비로 쓸 수 있는 200만원을 빌려 또 주식을 했다는 사실에 이미 신뢰가 깨진 것이다.
아내는 “며칠 전 이혼 서류 작성하고 진행했다. 녹화 취소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연구원 남편 지능검사를 하면 수리력은 좋겠지만, 지나치게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 문제 해결을 어려워하고 대화가 미숙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부분을 아주 정확하게 다 오픈하고, 부부가 함께 빚 상환 계획을 세워라. 더 이상 대출, 주식은 없어야 한다. 대국민 약속을 하라”면서 남편에게는 아내의 케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인인 남편을 일일이 알려주고 케어해줘야 한다는 게 막막하다”는 아내를 보며 오 박사는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성인이 되었을 때도 남편이 지금과 같다면 그때는 이혼하세요. 현재 이혼하는 건 썩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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