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각 방송사는 기다렸다는 듯 여행 예능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랜선 여행’이라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향한 관심도는 줄고, 연예인이 직접 떠나는 예능 리얼리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막을 내렸던 ‘배틀트립’이 부활했다. MC만 일부 바뀌고 포맷은 기존과 유사하다.
연예인들끼리 팀을 짜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리얼하게 담은 예능 프로그램 중 역사가 가장 긴 건 KBS2 ‘배틀트립’이다. 2~3명으로 이뤄진 두 팀이 각자 다른 여행지로 떠나고, 항공료, 숙박, 여행 루트 등을 종합해 더 멋지고 가성비 좋은 여행을 보여준 팀이 우승하는 콘셉트다.
TV조선은 ‘여행의 맛’을 론칭했다. 연예인 지인 여럿히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는 기존과 유사하나 멤버가 새롭다는 차별점이 있다. 유재석을 뺀 조동아리 모임(김용만, 지석진, 김수용)과 개그우먼 이경실, 박미선, 조혜련의 ‘센 언니’ 조합이다. 중장년 연예인들이 함께 떠난 여행은 JT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패키지 여행 예능 ‘뭉치면 뜬다’를 연상케 한다.
SBS에서는 ‘딱 한 번 간다면’을 내놓았다. 친한 연예인들끼리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는 다른 여행 리얼리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여기도 멤버 구성이 눈길을 끈다. 이상이, 엑소 수호, 이유영, 임지연 등 한예종 동기와 배우 이규형, 좀처럼 예능에서 볼 수 없는 인물들이다. 프로그램 PD도 타 여행 예능과의 차별점으로 이들의 ‘관계’를 꼽았다.
그중 가장 시선을 끄는 여행 예능은 MBC에서 준비 중인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다. ‘나 혼자 산다’ 연출자가 기안84, 이시언을 데리고 남미로 떠난 것. 게다가 멕시코, 브라질 같은 흔한 중남미가 아닌, 여행지로는 생소한 볼리비아가 여행지에 포한됐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떠나기 쉬운 목적지를 택한 데 비해 MBC는 이동 거리도 길고, 여행 형태도 하드코어다.
더욱이 MBC는 인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라는 ‘치트키’를 사용했다. 빠니보틀이 합류하며 이들의 여정은 그저 때깔 좋은 투어가 아닌 생고생 현지 체험에 가까울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12월 방영 예정.
코로나19로 여행 예능이 전면 중단된 팬데믹 시기는 갖가지 부담을 무릅쓰고 해외로 떠났던 여행 크리에이터들에게는 급성장의 기회였다. 더욱이 이들은 ‘가고 싶지는 않지만 궁금한 곳’이라는 구독자의 시청 니즈를 파고들어 스타 유튜버 반열에 올랐다.
각 방송사에서 준비한 여행 예능들이 유튜브 속 날것 그대로의 거친 여행에 익숙해진 시청자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C, KBS2,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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