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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백지혜가 ‘충충충’을 작업하며 씁쓸함을 느꼈던 순간을 공유했다.
지난 17일, 예사롭지 않은 에너지를 가진 영화 ‘충충충’이 관객과 만났다. 이 작품은 청소년 세대의 고뇌와 불안감을 파격적인 스타일로 그려내 이목을 끌었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지숙 역으로 10대 소녀의 혼란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던 백지혜와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백지혜는 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이두나!’, 영화 ‘웅남이’, ‘신입사원: 더 무비’ 등을 통해 탄탄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리고 ‘충충충’을 통해 첫 장편 영화에 도전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의 심리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관객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첫 장편 주연작을 스크린에서 본 소감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겪은 사건이 컸고, 배역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았다. 촬영 당시에 느꼈던 지숙의 고통, 그리고 제가 촬영하면서 겪었던 고민과 인내의 시간이 한꺼번에 해일처럼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사실, ‘충충충’이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저는 당연히 좋아하지만 걱정도 많이 했다. 다행히 GV 현장에서 관객분들이 따뜻하게 반겨주셨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
‘충충충’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끌리는 지점이 있었다면?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지숙은 제 여동생이 방황하던 시절의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저는 사춘기가 늦게 와서 반항 같은 걸 하지 않았지만 여동생은 그게 심했었다. 그때 동생이 했던 것들이 떠올랐고, 그런 행동이 불안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숙이가 거식증을 앓고 있는 것도 공감이 됐다. 저는 모델일을 했었는데 키가 작은 편이었다. 그래서 살을 더 뺐어야 했다. 당시엔 제 몸을 체크하고 누군가와 비교하고, 거울을 보며 검열했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아무리 먹고, 재미있는 일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그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욕망을 캐릭터에 투영할 수 있었다.

캐스팅 확정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어땠나.
좋으면서 막막했다. 이 캐릭터를 진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촬영 전에 감독님과 배우들을 만나서 리딩을 꽤 오래 진행했고, 그때 걱정을 좀 덜어도 되겠다 싶었다. 나보다 더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감독님과 배우들이 있어서 저는 지금처럼 하나씩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제 짐을 다른 배우들과 감독님이 짊어졌을 수도 있다(웃음).
‘충충충’은 독특한 비주얼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만으로는 영화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이렇게 편집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모니터링을 하다가 더 이상 내가 안 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에게 뚜렷한 지향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신뢰가 있었다. 감독님의 이전 단편 영화를 봤었고, 어떤 작품보다 완성도가 높고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래서 의심하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감독님을 잘 믿었다고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첫 편집은 편집기사님께 맡겼다가 ‘내 영화가 아닌데’라고 생각을 해서 직접 다시 편집을 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편집에서 에러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써야 하는 영화 일 수 있다는 피드백을 받으셨다고 한다. 그때 이 영화와 우리가 에러의 집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씁쓸했다.
독특한 비주얼 문법으로 파격적인 이야기를 선보인 ‘충충충’은 지금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주)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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