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네요. 22억 주고 산 강남 매물, 테라스뷰가 이렇답니다”

I 원에디션 강남

I 6.4억원 추가로 반지하 뷰

I “설계상 오류거나 거짓 분양”

[TV리포트=한하율 기자] 강남의 한 하이엔드 주거시설이 분양 당시 홍보자료와 크게 차이가 나게 시공되어 수분양자들의 ‘사기 분양’ 주장이 제기되었다.

모든 수분양자들이 이 이곳을 20억 원을 넘게 주고 분양받았으나 ‘프라이빗 테라스’ 옵션을 선택해 다른 호실보다 약 6억 원 더 비싸게 구매해 사전점검에 나섰더니 해당 테라스가 공용 공간으로 사적인 인테리어가 불가능하게 시공된 사실이 포착 되었다.

또한 테라스가 방 내부보다 높게 시공된 탓에 외부를 조망하는 창문의 3분의 1가량을 가로막아 일부 수분양자들이 시행사 GL 산업개발에 계약 해지를 잇따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역삼동 소재의 ‘원에디션 강남’은 지하 5층~지상 20층 3개 동으로 234가구 도시형생활주택과 25실 오피스텔로 알려졌다.

2021년 분양 당시 전용 28㎡~49㎡는 9억 4,000만 원~~22억 원 수준으로 강남에 위치한 다른 오피스텔과 비슷한 가격으로 책정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호실보다 6억 원을 더 주고 7층 높이의 ‘프라이빗 테라스’ 옵션을 선택한 분양자들이 “사기 분양”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7층에 위치한 전용 42㎡ 집의 경우 테라스가 집 내부보다 75cm 가량 높게 시공돼 바깥을 바라보는 시야를 막는 것이 확인됐다.

그 모습은 흡사 반지하와 비슷할 정도였다. 시공된 테라스가 높다 보니 그 위에 올라서면 위층 집안 내부마저 훤히 들여다보이는 문제도 존재했다. ‘프라이빗 테라스’를 선택한 것이지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는 테라스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수분양자들의 입장이다.

분양 당시 ‘75cm 테라스’는 사전 고지가 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나선 것이다. 당시 제시된 평면도와 조감도에는 방과 테라스의 높이가 수평을 이룬다고 홍보를 한 사실이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사실 확인 결과 실제 이 주택 홍보 당시 조감도에는 가구 내부와 테라스가 같은 높이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분양자들은 분양 당시 공식 홍보대행사에서 ‘프라이빗 테라스’라고 홍보를 진행한 점까지 문제로 삼고 있다. 시행사인 GL 산업개발이 홍보할 당시와는 다르게 이제 와서 해당 테라스는 공용으로 설계되었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모집공고 37페이지에 한 줄로 ‘일부 세대에 계획된 테라스는 공용 부분임’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으나 수분양자들은 이를 전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반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원에디션 강남’을 검색하면 ‘파티, 월풀,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테라스 세대’라는 문구가 포함된 홍보 조감도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현재 시행사인 GL 산업개발은 ‘프라이빗 테라스’라는 문구를 제작한 것은 인정하지만 분양 승인 이후 시행사가 배포한 자료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어 해당 테라스에는 사적으로 나무를 심거나 데크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며 사적으로 개조가 불가능한 테라스라고 설명했다.

수분양자들은 시행사의 입장에 더 화가 났는데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집보다 분양가가 약 6억 원이 높았기 때문이다. 같은 면적의 집을 비교해 볼 때 테라스가 없는 집은 15억 6,000만 원, 프라이빗 테라스가 존재하는 호실은 22억 원으로 분양가가 6억 4,000만 원 정도 차이가 난 것이다.

이런 탓에 수분양자들이 사전점검 후 시행사 측에 연락했으나 GL 산업개발은 약 3주간 수분양자들과의 연락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전히 GL 산업개발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분양 당시 인허가 도면 때부터 테라스가 높아질 것은 예상했다. 그러나 조감도와 모형물에 이런 표현을 전부 반영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GL 산업개발 측은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수분양자들에게 법적 테두리 내에서 재시공을 해준다는 입장이다. 또한, 2단으로 조성된 식재대를 1단으로 낮춰 답답한 공간 구조를 개방된 느낌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GL 건설이 허위·과장 광고로 처벌되는 페널티는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기 위한 소송이 이어진다고 해도 분양 계약을 취소할 정도의 사기였나를 입증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이다.

강남구청은 ‘분양 사기’ 논란에 대해 “현재로서는 구청에 들어온 사업 승인 도면과 시공이 일치한다”고 밝히며 “(시공 후)분양 당시 홍보 도면과 크게 다른 부분과 관련해서는 시행사 측의 권한”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채 방관 중이다.

현장 점검 없이 지방자치단체가 서류 검토 후 준공 승인을 내리다 보니 안내한 내용과 다르게 시공이 이뤄지는 ‘분양 사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분양 사기’에 대한 법적 페널티를 강화하고 시공사뿐만 아니라 시행사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주기적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하자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만 국민에게 알려진 시행사 관련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부분이 지적받는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 뉴스 1, 원에디션 강남, youtube@Garam_REAL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