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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율 1위’→개봉 전부터 터졌다…거장 최초 실사화로 극장가 뒤집어놓은 日 영화

허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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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개봉을 하루 앞둔 한 일본 영화가 가을 극장가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미 이름만으로 기대를 모은 거장이, 한 편의 만화에서 받은 충격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영화 ‘룩백’은 잊지 못할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세상이 되어 준 두 소녀 후지노와 쿄모토의 이야기를 그린다. ‘체인소 맨’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후지모토 다쓰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그의 작품이 실사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가폰은 ‘걸어도 걸어도’, ‘괴물’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잡았다. 인기 만화가의 첫 실사화에 거장이 나선다는 소식만으로 ‘룩백’은 제작 단계부터 영화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기대는 숫자로 먼저 드러났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룩백’은 7일 오전 7시 50분 기준 예매 관객 수 2만 3,596명을 기록하며 동시기 개봉작 예매율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인 뒤 이어진 평단의 호평이 관객들의 관심으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쟁쟁한 경쟁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더 크다.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뒷모습’ 포스터 4종도 작품의 정서를 고스란히 전한다. 낙엽이 깔린 길 위에 나란히 선 어린 두 소녀, 함께 만화 공모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긴 포스터는 만화로 가까워진 두 사람의 유대를 보여준다. 어른이 된 후지노와 쿄모토가 각자의 작업실에서 꿈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는 나란히 그림을 그리던 시절과 따로 걷는 현재를 겹쳐 놓는다. 얼굴 대신 등을 보여주는 선택이 오히려 두 사람이 지나온 시간을 더 길게 떠올리게 한다.

▲ “그날 밤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

‘룩백’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고레에다 감독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서점에서 사 온 만화를 그날 밤 집에서 읽으면서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서점에 들렀다가 손에 든 한 권의 만화가 신작의 출발점이 된 셈이다.

그는 이 작품을 창작이라는 ‘업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원작을 읽으며 ‘왜 이야기를 쓰는가, 왜 창작을 하는가, 왜 영화를 만드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때 제가 받은 충격을 영화를 통해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원작 만화는 제가 영화와 다시 한번 마주 보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이 다시 ‘왜’를 묻게 됐다는 고백은, 그림 그리는 일에 인생을 건 두 소녀의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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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그에게 각별한 곳이기도 하다. ‘걸어도 걸어도’,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괴물’ 등 여러 작품으로 이 영화제를 찾았던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데뷔 이후부터 계속 초청받은 곳”이라며 “제게는 아주 애착이 있는 부산이란 도시와 이 영화제에 작품을 가지고 다시 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35㎜ 필름에 새긴 13년의 사계절

영화는 어린 후지노와 쿄모토가 13년에 걸쳐 이어가는 우정을 마을의 사계절이 바뀌는 풍경에 실어 보여준다. 이를 위해 고레에다 감독은 디지털카메라 대신 35㎜ 필름 카메라를 택했다.

그는 “영화화가 결정된 때부터 프로듀서에게 35㎜ 필름 카메라로 찍고 싶다고 제안했다”며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면 이 순간, 여기에서만 벌어지는 일을 담는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필름 카메라로 찍으면 나중에 후반 작업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차단되는 측면이 있고, 그런 긴장감이 있는 현장에서 생기는 자장이 작품에도 담기고 관객들에게도 전달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을 붙잡는 방식이, 다시 오지 않을 유년의 시간을 그리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배우들에 대한 신뢰도 컸다. 고레에다 감독은 “네 배우가 마치 실제로 그 동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지냈다”며 “제가 세세하게 연출을 했다기보다 네 명이 공유한 시간과 마을에 흐르고 있는 사계절, 빛의 변화를 정성스럽게 영화 속에 담으려 했다”고 했다. 데구치 나쓰키, 마키타 아쥬, 나나세 후리, 오카다 로카는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로 호평을 얻었고, 감독과 함께 내한해 6일 개막식 레드카펫에도 올랐다.

영화 ‘룩백’의 극장 개봉은 8일, 전국 메가박스에서 상영된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룩백’,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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