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수연 기자] 흑인 클레오파트라로 ‘블랙 워싱’, ‘역사 왜곡’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넷플릭스가 결국 소송당했다.
지난 13일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 예고편을 선보인 이후 네티즌의 반발에 부딪쳤다. 클레오파트라 역에 흑인 배우 아델 제임스가 발탁된 것. 일부 역사가와 이집트 평론가들은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측은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으로 묘사될 것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 가운데 이집트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집트 변호사 알-세마리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서는 다큐멘터리 제작진들이 시청자들을 오도하고 있는 것에 혐의를 제기하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넷플릭스 플랫폼이 보여주는 대부분의 것은 이슬람, 사회적 가치 등이 이집트와 일치하지 않는다”라며 이집트에서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이집트 역사와 정체성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제시하는 모든 방송을 차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이집트의 정체성을 왜곡하고 말살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아프리카 중심주의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 이집트인들은 이집트의 국가적,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는데 자부심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의 선택을 옹호하는 입장도 있다. 이집트 고고학 연구원 샐리앤 애쉬튼 박사는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을 이집트인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를 완전한 유럽인으로 보는 것도 이상하다. 클레오파트라는 북아프리카에 아랍인들이 정착하기 훨씬 전에 이집트를 통치했다. 그의 가족들이 원주민이라면 그들은 아프리카인이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티나 가라비 감독 또한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어릴 때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미지가 맞지 않다고 느꼈다. 그의 피부가 그렇게 하얗던가? 이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가 그의 이미지에 가한 억압을 풀어줄 수 있지 않냐”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클레오파트라를 21세기로 이끌 적임자를 찾고 있었을 뿐”이라며 “수많은 오디션 끝에 아델 제임스라는, 클레오파트라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힘까지 전달할 배우를 찾았다. 클레오파트라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보다 아델과 더 닮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퀸 클레오파트라’는 클레오파트라 7세의 일대기를 조명한 역사 다큐멘터리로 오는 5월 오직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넷플릭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