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투성이었다.
29일 밤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지난달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방앗간 남사장 성추행 사건의 전말이 소개됐다.
가업을 이어 방앗간을 운영하는 28살 이장훈(가명) 씨는 지난달 9일 늦은 오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처음 보는 40대 중년 여성 최씨에게 중요 부위를 꽉 잡히는 성추행을 당한 것. 장훈 씨는 “제 덩치에 운동도 하고 100㎏도 넘는데 이런 일을 당할 줄 몰랐다”며 “좀 낯선 사람이 오거나, 그렇데 되면 많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폐쇄회로(CC) TV 영상에서 최씨는 장훈 씨 주변을 맴돌다 가게 곳곳을 둘러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장훈 씨 중요 부위를 움켜쥐었다. 장훈 씨가 급히 손을 치우자 최씨는 옆에 서 있더니 장훈 씨 중요 부위를 다시 만졌다. 장훈 씨는 “아예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며 “남편도 있고, 애도 있는 분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정말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최씨의 기이한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성추행 이후 방앗간을 몰래 찾아와 비타민 음료, 바나나를 놓고 가더니 남편과 함께 방앗간에 와서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한 번만 봐달라”며 사정하기 시작한 것. 이에 장훈 씨가 터무니 없는 금액을 부르며 “이 돈을 주면 합의해주겠다”고 하자, 최씨는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죄송한 데 돈이 없다. 남편이 안 준다고 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최씨 집을 찾아간 제작진. 최씨는 제작진이 추행 사실을 추궁하자 “고춧가루 만진 기억은 나는데, (중요 부위를) 만진 기억은 없다. 고춧가루만 만졌다”며 까르르 웃었다. 이어 “이 사건 때문에 머리가 아파 약을 먹고 있다”며 제작진에게 약통을 보여줬다. 황당하게도 약은 두통약이 아닌 관절약이었다.
끝내 “머리가 아프다”는 말만 반복하며 제작진을 내쫓은 최씨.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최씨는 평소 괜찮다가도 한 번씩 이상 행동을 보일 때가 있었다고. 한 식당 주인은 “안 아프면 안 그런다”며 “이 동네 사람들이 걔(최씨)를 다 불쌍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답답하기는 최씨 남편도 마찬가지. 최씨는 “내가 머리가 아프다. 나도 모르겠다. 골칫거리다. 자기(최씨)도 한 걸 인정했다”며 “멀쩡한 정신으로는 안 그런다. 지금도 이상하다. 약 먹으라고 하니까 스스로 챙겨 먹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얼마 전 정신과에서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고.
이광민 정신의학과전문의는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이 주된 증상이다. 이 사건 같은 경우 성적인 내용이 망상과 결부돼 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본인도 이런 행동이 잘못된 행동인 걸 인지하고 있지만, 증상으로 인한 충동을 이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꾸준히 치료하면 증상이 좋아질 것”이리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최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이은의 변호사는 “강제추행은 징역 6개월에서 2년 정도 실형이 검토된다”며 “조현병이라고 바로 심신미약으로 인정되진 않는다. 추행 시 내가 뭐하는지 모를 정도였느냐가 입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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