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트럼프 흑인 지지자 AI 사진 기승
I AI 사진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
I 전문가들 미 대선 가짜뉴스 위험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진이나 영상을 교묘하게 조작한 뒤, 그걸 퍼뜨리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 피해가 심각한 단계에 이르자, 올해 2024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이런 가짜 영상이나 사진들을 찾아내고 검증하는 전문 단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이 흑인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모으고자 인공지능(AI)으로 거짓 사진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파노라마 팀은 흑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묘사한 딥페이크 이미지 수십 장을 조사 및 발견함을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패배당했다. 이 배경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흑인 유권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예측이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 AI 이미지가 트럼프 선거 운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흑인의 투표 참여의 독려를 위해 ‘흑인 유권자는 소중하다(Black Voters Matter)’를 공동 설립한 한 시민운동가는 이러한 거짓 AI 이미지는 트럼프 후보가 흑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전략적인 내러티브”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AI로 만들어낸 트럼프 흑인 지지자 이미지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새롭게 유행하는 가짜 정보 중 가장 화제성 있는 하나로 손꼽힌다.
일각에선 외국 세력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있었던 지난 2016년과 달리, 이번 흑인 지지자 AI 이미지는 미국 내에서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SNS로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보수 성향 라디오 쇼에서 근무하는 마크 케이와 그의 팀원들은 이러한 AI 이미지를 생성한 이들 중 하나로 알려졌다. 그들은 트럼프가 파티에서 웃음을 지으며 흑인 여성들과 어깨동무 자세의 이미지를 제작하여 페이스북에 업로드했다. 케이의 팔로워는 100만 명 이상으로 업로드한 게시물은 항상 큰 화제성을 모은다.
언뜻 보기에는 진짜 사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든 인물의 피부가 실제보다 과하게 반짝거리며, 손가락 등 신체 일부가 없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요소는 AI 생성 이미지임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케이트와 그 팀원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들에 관한 기사와 함께 해당 이미지를 첨부했다. 흑인이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지지하는 듯한 느낌을, 사진을 통해 교묘하게 속였다. 게시글 댓글엔 일부 사용자는 이 합성 이미지를 실제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는 한 매체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진 보도 기자가 아니다”라며 “저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사진으로 찍는 게 아니라 스토리텔러의 역할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가 SNS를 통해 본 사진 한 장에 영향을 받아 투표한다면, 그것은 게시물 자체의 문제가 아닌 그것을 선택한 사람에게 유책이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을 변호했다.
한편 지난 1월 리턴매치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 또한 AI를 이용한 사칭의 피해자가 된 사건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유사한 목소리로 유권자들에게 뉴햄프셔 경선에 참여하지 말라는 내용의 자동 녹음 통화가 인터넷으로 퍼진 사건이다.
유포자로 알려진 민주당 지지자는 AI 기술이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려는 취지로 제작했다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미국 대선에서 문제로 꼽히는 가짜 뉴스 전술은 지난 2016년 트럼프가 승리했던 대선 이후로 지속해서 진화하는 형태를 보인다. 2016년 당시엔 러시아 등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나서서 인증되지 않은 계정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분열을 조장하고, 특정 이념을 심고자 행동에 나섰다. 그 이후 2020년엔 미국 내에서 발생한 가짜 뉴스가 유행처럼 떠돌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SNS 이용자들 사이에선 저번 대선 결과를 도둑맞았다는 소문이 돌았고, 트럼프와 다른 공화당 정치인들 또한 이를 지지하며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현재 2024년, 전문가들은 이 2가지가 조합하여 더욱 극단적인 위험한 상황을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 출처: 뉴스1, Daily Mail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