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수연 기자] 영화 ‘마더’의 진범은 누구일까.
23일 ‘지선씨네마인드2’에서는 배우 진구와 함께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분석했다.
먼저 사건 현장에 주목한 박지선 교수는 현장 곳곳에 남아있는 증거를 토대로 “살인 행위가 익숙한 범인이었다면 증거 인멸 시도가 훨씬 더 철저했을 것”이라며 초범에 의한 우발적 범행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옥상 난간에 걸쳐져 있던 시신의 자세와 위치를 유심히 본 박지선 교수는 조작된 현장, ‘스테이징(Staging)’이라며 다른 곳에서 공격받고 쓰러진 피해자를 일부러 옥상 난간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보았다. 또한 시신을 사람들 눈에 띌 수 있게 전시하는 ‘바디 디스플레이(Body Display)’라는 행위라 설명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과시욕’을 가진 범죄자들에게 나타나는 특성이라 분석해 충격을 안겼다.
그럼에도 ‘초범의 우발적 범행’과 ‘과시를 위한 범행’은 모순이기에 박지선 교수는 범인이 과시욕이 아닌 또 다른 이유로 시신을 전시했을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선 교수조차 ‘이상하다’며 쉽게 이해 못 한 마더(김혜자 분)와 진태(진구 분)의 관계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가장 의아한 점으로 진태가 친구(도준)의 엄마인 마더에게 스스럼없이 반말하는 장면을 꼽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진구가 영화 개봉 14년 만에 입을 열었다. 촬영 당시 마더와 진태의 관계에 대해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진구 본인은 ‘마더가 다른 곳에서 낳은 아들이 진태’일 것이라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촬영 당시 봉준호 감독은 ‘마더와 진태가 애인 관계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요구했고, 다양한 해석이 어우러져 ‘마더에게 격의 없이 대하는 진태’ 캐릭터가 탄생했다.
영화가 개봉한지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분분한 ‘진범’ 여부에 대해서 박지선 교수는 ‘도준(원빈 분)’이라 답했다. 사건 현장에서 도준을 봤다고 전한 목격자가 오히려 범인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범한테 제일 유리한 전략은 사건에 대해서 더 이상 얘기를 안 하는 것인데 목격자는 사건 당시의 일을 본인이 먼저 꺼냈다. 또한 앞서 해결되지 못한 살인사건 현장의 모순점, 초범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일부러 시신을 전시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둔기에 의한 살인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시신의 얼굴이 깨끗했던 점, 즉 여러 번 공격한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당시 피해자가 살아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고, 도준이 진범이라면 우발적 범행 후 자신의 범행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서 아직 살아있는 피해자를 누군가 빨리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에 시신이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의 가장 큰 주제인 ‘마더의 모성애’에 대해서도 박지선 교수는 냉철하게 파헤쳤다. 아들이 진범일 수 있단 말에 결국 목격자를 살해하기에 이른 마더를 보며 MC 장도연은 “아들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 모성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지선 교수는 “모성애라기보다 살인”이라고 단호하게 구분하면서 “자기 자신을 전혀 돌보지 않고 아들에 대해서만큼 맹목적인 희생을 하는 게 아름다운 모성”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BS ‘지선씨네마인드2’는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5분에 공개된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영화 ‘마더’, SBS ‘지선씨네마인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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